‘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의 옛 이름)에 온 외국인은 무엇보다도 시장을 꼭 한번 둘러봐야만 한다. 이 놀라운 도시의 심장부가 바로 거기이기 때문이다. 구경거리와 화려함과 떠들썩함이 가히 압도적인데 마치 벌집에 들어선 것 같다. 벌(상인들)은 모두 페르시아, 아르메니아, 이집트, 그리스 출신들로 동서양이 이 곳에서 거대한 장을 벌인다. 그만한 군중과 그처럼 다채로운 의상과 그토록 다양한 상품들은 다른 어디를 가봐도 보기 어려울 것이다.’
1840년 안데르센이 콘스탄티노플에 도착했을 때 쓴 기록이다. 그로부터 16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콘스탄티노플의 그랑바자는 이름만 이스탄불 그랑바자로 바뀌었을 뿐 모든 것이 안데르센이 본 것과 흡사한 기분을 선사하는 곳이다. 마치 하나의 지붕으로 이루어진 도시처럼 그랑바자는 터키 관광의 명물로, 내외국인 할 것 없이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그랑바자는 오스만투르크제국 시절인 1461년 술탄 마호메트 2세의 의도에 따라 하나로 재편되었다. 이스탄불 대학에서 베야지트 사원으로 가는 길 왼편에 자리잡고 있다. 천장이 돔형으로 되어 있고 약 6만평의 면적에 5000여개의 상점들이 거대한 실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100개가 넘는 출입문에 수백개의 미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자칫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정교하게 짠 페르시아 카펫에서 향신료, 비단, 청동 장신구, 가죽제품, 수공예품 등 그야말로 거의 모든 물건들이 판매되고 거래된다. 물담배인 나르길레를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옛날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하렘에 팔려갈 여자 노예만 없을 뿐이다. 물건값은 흥정을 통해 깎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2∼3배 이상 바가지를 씌우기 때문에 여러 곳을 돌아보고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매일 오전 8시에서 오후 7시까지 문을 열고 종교적인 휴일(사탕제와 희생제)의 첫날부터 3일간, 그리고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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