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색깔있는 문학시리즈 출간 잇따라

  • 입력 2003년 1월 17일 17시 50분


개성있는 색깔을 띤 문학작품 시리즈의 일환으로 다양한 문학작품을 꾸준히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최근 출간된 작품을 중심으로 그 면면을 살펴 보았다.

□장용학(한국)의 ‘요한 시집 외’를 필두로 책세상문고의 ‘세계문학 시리즈’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문학을 포함해 영미, 유럽문학은 물론 제3세계문학까지 아우르는 시리즈다. 소설만으로 구성하지 않고, 문학의 범주에 속하는 다양한 장르를 다룰 계획.

미시마 유키오(일본)의 ‘파도 소리’, 하인리히 뵐(독일)의 ‘운전 임무를 마치고’, 표도르 솔로구프(러시아)의 ‘작은 악마 1·2’, 심복(중국)의 ‘부생육기’가 1차분으로 나왔다.

각권 말미에는 딱딱한 작품해설 대신 작가 인터뷰를 수록했다. 옮긴이가 작가를 만나는 형식으로 마련했으며, 작고한 작가의 경우 가상 인터뷰로 꾸몄다. 작가연보도 전기 스타일로 생생하게 기술했다.

앞으로 김만중의 ‘구운몽’,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레너드 코헨의 ‘아름다운 패자’ 등이 잇따라 발간될 예정.

□열림원의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시리즈’ 중 하나로 나탈리 사로트의 ‘황금열매’와 주느비에브 브리작의 ‘엄마의 크리스마스’가 최근 출간됐다.

‘황금열매’는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책’이다.

한 사람의 독자가 흥미를 보이는 것으로 책의 일생은 시작된다. 책은 독자가 관심을 갖는 기간만 생명력을 가지고, 외면하는 순간 생(生)의 갈피를 접는다. 온통 대화로만 구성된 소설의 형식은 생경하지만, 그 속에서 의식의 저변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엄마의 크리스마스’는 1996년 페미나상을 받은 작품으로, 크리스마스에는 ‘즐거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중년의 엄마가 등장한다. 유명화가로 지냈던 삶을 뒤로 한 채, 도서관 사서로 살아가는 엄마 누크와 세상사를 훤히 꿴 아들 으제니오가 맞는 크리스마스를 통해 외로움이 가슴 깊이 전해져 온다.

이 시리즈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프랑스 문학을 빛낸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선별해 엮은 것.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알렉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2권이 나왔다.

□‘대산세계문학총서’의 열네 번째 권으로 20세기 중남미 환상문학의 대가인 아돌프 비오이 카사레스의 대표 단편 모음집 ‘러시아 인형’을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냈다. 보르헤스와 비견되는 비오이의 소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됐다. 유령이나 공상세계보다는 현실의 물리 수학 철학 생태학적 세계에 뿌리를 둔 비오이의 환상세계를 접할 수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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