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신년 연하장의 인사말이나 덕담으로 쓰이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일이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부자’라는 단어는 많은 부정적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 물질보다는 정신적인 풍요를 중요시하는 선비정신 때문일 수도 있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식의 속담에서처럼 평범한 소시민들에게는 자신들보다 잘사는 부자를 싫어하는 의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겪으면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힘든 현실을 헤쳐 나오면서 사람들은 ‘나도 부자가 되어 치사한 꼴 안 보고 남 앞에 당당하게 서고 싶다’는 욕망을 마음 속에 품게 되었고 이제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위해 부자가 되기를 바라고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을 눈치 안 보고 남들에게까지 솔직하게 드러내게 되었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다고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생활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고 어떻게 행동하여야 하는가.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독자들에게 누구라도 부자 아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며 부자아빠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책이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이다.
이 책에 소개된 부자 아빠의 가르침은 비전 없고 지루한 직장과 학교 생활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 주었다. 또한 돈 좋아하는 걸 내색하면 속물 취급을 당하는 우리 사회의 허위의식과 선입견을 깨뜨리며 사회 전체에 커다란 사회 문화적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에는 부자가 되기 위한 두루뭉술한 주장만이 반복되고 구체적인 방법론은 빠져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부자 아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베스트셀러가 현실성 없는 허구나 환상임을 밝히는 저자는 ‘세이노’라는 인물을 한국판 ‘진짜 부자 아빠’로 인용하고 있다. 동아일보에 ‘세이노와 돈과 인생’ 칼럼을 연재하면서 솔직하고 실제적인 내용들로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킨 세이노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영향으로 비현실적인 대박의 환상에 빠져 현재의 직장이나 학교를 등한시한 채 불확실한 사업 구상에만 매달려 있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뜬구름 같은 사업 구상과 재테크에 연연하지 말고 삶의 자세부터 바로 세우고 지금 있는 직장에 최선을 다하고 근검절약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한국의 부자 아빠 세이노는 충고한다. 세이노의 ‘세상 어디에도 부자가 되는 쉬운 길은 없다’는 말은 대박으로 쉽게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독침 같은 말이다.
권정태 델타익스체인지 대표·‘대박투자의 8가지 황금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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