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대표적인 아이디어의 보고(寶庫)는 역사.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 정치이론가였던 마키아벨리의 이름을 딴 경영학 서적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알렉산더 대왕의 이름을 앞세운 책도 여러 권 나왔으며 4월에도 경영 컨설턴트사인 모니터 그룹의 ‘알렉산더 대왕의 전략 기법(Alexander the Great’s Art of Strategy)’이 출간될 예정.
1914년 남극 탐험에 나섰다 배가 좌초된 뒤 2년간의 사투 끝에 대원 28명 전원을 무사 귀환시킨 영국 탐험대장 어니스트 셰클턴을 다룬 경영학 서적도 인기를 모았다.
‘사업도 전쟁’이라는 데서 착안, ‘전쟁론’의 저자 클라우제비츠도 책 표지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무역업자와 투자자의 손자병법(Sun Tzu’s Art of War for Traders and Investors)’처럼 중국의 ‘손자병법’에서 제목을 따온 책도 50여권이나 된다.
경영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문학과 동물학까지 등장했다. 영국의 크랜필드 경영 스쿨은 최근 ‘혼돈의 경영:햄릿에서 배우는 리더십’이라는 강의를 개설했다. 나이젤 니콜슨은 인간의 동물적 본능을 경영에 접목시킨 ‘인간이라는 동물의 경영(Managing the Human Animal)’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출판 전문가인 라파엘 세이걸린은 “전 세계적으로 경영학 서적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한눈에 독자의 흥미를 끌 만한 제목 찾기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팔그레이브 맥밀란 출판사의 스티픈 러트는 “심지어 기러기 떼가 날 때마다 매번 다른 기러기가 앞장서는 데 착안한 사람으로부터 리더의 교체를 다룬 ‘기러기의 경영학’을 출판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현실 세계에선 매번 리더를 바꾸고 성공한 기업의 예를 찾지 못해 결국 출판을 포기했다”며 “아마 다른 데서 벌써 출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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