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24)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잘 타리라고 인정받는 가수중 한 사람이다. 그는 최근 발표한 3집 ‘보고 싶다’를 비롯해 히트곡 ‘약속’ ‘하루’를 통해 보컬의 감동을 팬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새음반 판매에서도 그의 진가가 드러나고 있다. 3집은 20만장 판매에 이르고 있으나 주위에선 “이제야 히트의 불씨가 지피진 것 같다”고 말한다.
음반의 특징은 라이브 공연장의 보컬 느낌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점이다. 꾸밈없고 기계를 거치지 않은 목소리가 흡입력있다.
‘보고 싶다’(윤일상 작곡 윤사라 작사)는 기승전결의 구성을 지니고 있는 전형적인 발라드. 가사도 여느 발라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노래의 매력은 가수의 가슴절절한 보컬 기량과 곡해석이다. 김범수는 여러 결의 목소리에 애처로움과 흐느낌 등을 실었다. ‘죽을만큼 잊고 싶다’는 대목에선 전율이 느껴진다. 김미숙씨(28·회사원)는 “한밤중에 듣고 있으면 왈칵 눈물이 나올 정도”고 말했다.
수록곡 ‘사랑해요’(윤일상 작곡 원태연 작사)은 감정을 서서히 고조해가는 구성이 복고풍이나 중간넘어 힘있게 내지르는 묵직한 보컬이 매력적이다. 그는 ‘바보같은 내게’(이현도 작사작곡) ‘지겨워’(〃) ‘잘못된 이별’(윤일상 작곡 이승호 작사) 등 빠른 템포의 노래에서도 다채로운 보컬은 물론 익살도 구사하고 있다.
‘보고 싶다’의 뮤직비디오는 유오성과 장서희가 주연을 맡았다. 김범수는 이번에도 TV에서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뮤직비디오에 홍보 초점을 맞춰 수억원을 쏟았다. 뮤직비디오 홍보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추세이지만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그로서는 불가피하다고 소속사는 말한다. 김범수는 2, 3월경 콘서트에서 팬들과 만날 예정.
김범수는 2001년말 ‘하루’를 영어로 리메이크한 ‘헬로 굿바이 헬로’로 ‘빌보드 100 세일즈’차트의 51위에 오른 바 있다. 본 차트는 아니지만 빌보드 차트에 한국 가수의 노래가 올라간 것은 처음이다.
그는 5월 ‘보고 싶다’ ‘사랑해요’를 영어로 불러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허엽기자 he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