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가방]남자가방 '노티'를 벗다

  • 입력 2003년 1월 23일 17시 25분


남성용 가방 중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손가방. PDA, 다이어리 등 큰 서류가방에 들어가기에는 양이 적고 주머니에 넣기에는 많은 여러가지 남성 소지품이 이 손가방 안에 담긴다. 사진은 닥스의 손가방.신석교기자
남성용 가방 중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손가방. PDA, 다이어리 등 큰 서류가방에 들어가기에는 양이 적고 주머니에 넣기에는 많은 여러가지 남성 소지품이 이 손가방 안에 담긴다. 사진은 닥스의 손가방.신석교기자
남자의 가방이 부드러워지고 있다. 지금까지 남자 가방의 멋이 검고 딱딱한 사각형 서류가방에서 풍기는 ‘권위’였다면 이제는 급격히 실용성과 패션으로 옮아가고 있다. 남성 가방의 주된 소비층이 젊어지기도 했거니와 40대 초반도 젊은 취향의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

여성용 가방에 주력하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최근 남성용 가방을 주된 아이템으로 잡기 시작했다. 특히 연예인 매니저 등 특정 직업군에서 즐겨 찾던 손가방(맨스백)이 급속히 대중화 되고 있다. 주머니에 지갑을 넣어 옷매무새를 망가뜨리지 않으려는 남성들이 늘고있기 때문. 여기에다 휴대전화, 화장품 등 남성들의 일상 소지품이 늘어난 것도 한몫 했다.

● 캐주얼풍 서류가방

닥스(맨위사진),구치(두번째사진),버버리(세번째줄왼쪽),루이카토즈(세번째줄오른쪽),루이뷔통(맨아래왼쪽),페라가모(맨아래오른쪽)

서류가방의 변신이 가장 눈에 띈다.

업무를 위한 서류가방은 검은색 사각형이 지금까지의 추세였다면 이제 어깨 끈을 달아 캐주얼 복장에도 어울리게 됐다. 닥스 루이카토즈 버버리 페라가모 루이뷔통 등 대부분의 제품이 서류가방에 어깨 끈을 달았다. 가방의 형태도 네 모퉁이의 각이 부드러워지고, 앞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뚜껑이 아예 없거나 3분의 2 길이로 늘어나는 등 자유로워졌다.

크기는 노트북 컴퓨터까지 넣을 수 있도록 커지는 추세. 기능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반영됐다. 닥스는 노트북을 넣을 경우 보호용 쿠션을 넣고, 필요 없으면 빼서 내부를 넓게 활용하도록 된 제품을 내놓았다. 손잡이가 각지지 않고 여성용 팔걸이 가방처럼 둥근 형태가 눈에 띈다. 루이뷔통은 휴대용 컴퓨터, 휴대전화, 팩스 등과 같은 첨단 사무기기를 들고 출장을 다니는 남성들을 위해 진한 초록빛 가죽으로 멋을 낸 ‘타이가 라인’을 선보인다.

가죽 대신 다양한 소재가 쓰이고 있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구치는 가죽보다 가벼운 캔버스를 소재로 쓴 가방을 선보이고 있으며 루이카토즈는 여성라인에만 주로 쓰였던 염화비닐수지(PVC) 소재 가방을 올 봄에는 남성용에도 도입할 예정. 페라가모도 올 봄부터 캔버스천을 소재로 한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닥스는 광택이 나는 일반 가방용 가죽이 아닌 부드러운 느낌의 소가죽 가방을 내놓기도 했다.

페라가모 상품구매팀 공미란씨는 “그동안 클래식하고 현대적인 것을 고수해온 많은 브랜드들이 캐주얼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명품 소비층이 젊어진 데다 40대 이상의 취향도 캐주얼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손가방

남성도 ‘1인 1가방’만을 들어야 한다는 개념에서 자유로워지면서 가장 각광받는 제품이 손가방이다. 주머니에 지갑이나 휴대전화를 넣어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것을 참지 못하는 ‘패션 가이’들의 필수품. 담배, 휴대전화, 개인휴대단말기(PDA), 화장품 등 남성이 들고 다니는 소품의 종류가 늘어나면서 올해는 손가방의 크기가 커진 것이 특징이다. 소설책 크기의 작은 가방이지만 수납공간도 다양해 아기자기한 맛이 더해졌다.

구치의 오소림 대리는 “예전에는 일부 남성들만 찾던 손가방이 최근 들어 대중화되면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며 “얌전한 기본 스타일보다는 구치의 로고가 셀 수 없을만큼 연속적으로 박혀있는 제품 등의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닥스 디자이너 김상희씨는 “남성용 손가방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크기가 다양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서류가방, 숄더백, 손가방이 세트로 제안되고 있어 여러 개의 가방을 원하는 소비자가 선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 숄더백

어깨 끈 달린 가방을 애용하는 연령층이 20대에서 최근에는 40대 초반까지로 확장됐다.

여러 가방 중에서도 가장 패셔너블하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 브랜드별 특징이 명백히 드러난다. 구치와 루이뷔통은 앞면의 멋을 최대한 살렸으며 닥스와 페라가모는 모서리의 각을 둥글려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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