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원두커피의 향기와 여유…집에서 즐기세요

  • 입력 2003년 1월 23일 18시 54분


‘그날 오후에는 윈톤 켈리의 피아노가 흘렀다. 웨이트리스가 하얀 커피잔을 내 앞에 놓았다. 그 두툼하고 묵직한 잔이 테이블 위에 놓일 때 카탕하고 듣기 좋은 소리가 났다. 마치 수영장 밑바닥으로 떨어진 자그마한 돌멩이처럼, 그 여운은 내 귀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나는 열여섯이었고,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중에서)

비 오는 오후에는 왠지 커피 한잔이 생각난다. 깨끗한 유리잔에 그윽한 향기…. 이처럼 깊은 향을 느끼기에는 갓 볶은 커피를 갈아서 만든 원두커피가 제격이다. 원두커피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원두커피란〓커피열매를 수확해 불필요한 껍데기 부분을 없앤 것이 바로 원두다. 가운데 길게 고랑이 파여 있고 길이는 약 10㎜ 정도 된다.

먼저 이 원두를 볶으면 붉은 빛이 도는 갈색으로 바뀌면서 커피의 향이 묻어난다. 볶은 원두를 즉석에서 갈아 추출해 마시면 커피 고유의 향과 맛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마시는 커피를 원두커피라 한다.

인스턴트커피는 볶은 원두를 갈아놓은 것이나 여기에 설탕과 크림을 섞은 것을 말한다. 원두를 갈아서 보관하면 향을 보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스턴트커피는 향기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원두커피를 즐기는 데 필요한 도구는〓먼저 분쇄기가 필요하다. 주로 손으로 직접 돌려서 원두를 가는 수동 분쇄기를 많이 사용한다. 할인점 가격 기준으로 9000∼1만5000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다음은 여과기. 크기별로 나눠져 있고 주로 350cc와 600cc짜리 제품이 즐겨 사용된다. 가격은 각각 6000원대와 1만3000원대. 고열에도 견딜 수 있도록 여과기 통이 내열 재질로 되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좀 더 저렴하게는 필터와 깔때기를 이용해도 좋다. 여과기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깔때기는 1개 1100∼1200원, 필터는 100장 1800원, 40장 1100원 수준이다.

▽원두를 파는 곳은〓스타벅스(www.istarbucks.co.kr), 자바시티(www.javacity.co.kr) 등 곳곳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 들르는 것이 가장 편하다. 미리 볶아놓은 원두를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하면 원두를 갈아주기도 한다. 가격은 340g 1봉지에 1만8000∼2만4000원 정도.

원두를 직접 볶아주는 곳으로는 현대백화점 미아점(02-2117-1063)과 행복한 세상 목동점(02-2649-8744) 등에 있는 ‘믹스 앤 베이크’ 등이 있다. 원두 종류에 따라 100g당 8000∼4만5000원까지 다양하다.

‘그린빈’(www.greenbean.co.kr), ‘리오숍’(www.rio-shop.com) 등에서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2, 3일 안에 원두를 집까지 배달해 준다.

▽주의할 점은〓원두를 너무 오래 볶으면 향이 날아가 버린다. 가능한 한 짧은 시간에 볶는 것이 좋다. 게다가 원두를 미리 갈아 두어도 맛과 향을 보존하기 어렵다. 커피를 마시기 직전에 적당량을 가는 게 좋다.

아무리 향이 뛰어난 원두커피라도 끓인 후 20∼30분이 지나면 향이 거의 날아가 버린다. 따라서 긴 시간에 걸쳐 커피를 마시는 습관은 좋지 않다.

완전히 밀봉한 상태에서 원두는 6개월 이상 맛과 향을 보존한다. 하지만 개봉한 후 산소와 만나게 되면 품질이 급격히 떨어져 2주∼한달 정도 지나면 향이 거의 사라진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산지별 커피 특징 ▼

△브라질:세계 최대의 커피 산지. 커피 맛 이 중후하고 독특한 향이 있다.

△콜롬비아:세계 제2의 생산국. 풍부한 맛과 부드러운 맛, 남성적인 중후한 맛 을 지녔다.

△과테말라:향이 매우 독특하며 자극적 이면서도 높은 산도를 지녔다.

△에티오피아:여성적 부드러움 느껴진다.

△인도네시아:쓴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자메이카:질 좋고 값비싼 ‘자메이카 블 루마운틴’의 생산지. 부드럽고 향기로 워 세계 일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케냐:신맛이 약하고 와인향이 난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려면 ▼

1. 수돗물 대신 생수를 사용한다.

2. 물을 끓인 후 너무 오래 식히지 않는다.

3. 끓인 물의 온도는 85∼95도가 적당하다.

4. 커피향을 유지하려면 밀폐된 용기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5. 실온에서 보관할 때에는 플라스틱 마 개보다 금속 마개 제품이 좋다.

자료:동서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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