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미술관이 ‘근대미술의 산책’이란 제목으로 여는 이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중 수작 103점을 골라 1부 수묵채색화(3월30일까지), 2부 유화·수채화(5월11일까지)편으로 나눠 선보인다.
제1,2전시실에서 열리는 수묵채색화 전시에서는 근대 수묵화와 채색화가 걸어온 길을 ‘관념, 현실, 표현’이라는 키워드로 나눠 소개한다.
기혜경 학예연구사는 “근대 수묵 채색화는 조선조 말기 천재화가 장승업의 화풍을 이은 조석진과 안중식에서 비롯된다”며 “안중식의 ‘산수’가 보여주는 복고적인 성격, 문인취향을 반영하는 김용진의 ‘난죽도’나 이도영의 ‘기명절지’ 등이 왕조 말기 화단을 주도한 관념성과 상징성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이러한 화풍은 서화미술회의 제자들을 통해 20세기 초반 수묵 채색화단의 한 축을 형성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한다.
한편 제3,4 전시실에서 열리는 유화 수채화 부분은 ‘근대성의 모색’이라는 큰 주제 아래 자화상, 정물화, 풍경화를 ‘정체성-화가의 자화상’ ‘근대미술에 나타난 여성이미지’ ‘사물을 보는 눈’ ‘한국의 풍경’ ‘전쟁·미술’‘추상화의 시원’ 등으로 세분해 전시한다.
김인혜 학예연구사는 “1911년 일본 동경미술학교에 입학한 고희동이 처음으로 양화를 배운 화가로 기록된 이후 한국 유화는 일본이 이해한 서구를 다시 한국에서 이해하고 소화해야하는 이중적 과제에 놓여 있었다”며 “해방이 되고 전쟁을 경험한 이후에 이르러서야 동시대의 국제적인 조류와 대면할 기회가 생기면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가며 더 넓어진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소개했다.
미술사적으로 조명받는 고희동, 황술조, 박고석, 서동진, 이중섭, 유영국 등의 작품을 두루 만날 수 있다.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토·일요일에는 오전 11시·오후 2시반 작품설명회가 있다. 02-779-5310.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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