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브랜드는 돈이다

  • 입력 2003년 1월 24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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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 경영/데이비드 아커 지음 이상민 외 옮김/540쪽 2만5000원 비즈니스북스

보이지 않는 자산인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우리나라 제품 모방은 이제 무서운 기세다. 얼굴 없는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국내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제품이 미국 일본 등 선진 제품을 단기간에 따라잡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당연히 브랜드 문제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추세는 브랜드 경영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보다는 결과물인 브랜드 가치에만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 ‘어떤 브랜드는 얼마더라’에만 관심이 있었지, 그 회사가 브랜드 자산을 어떻게 구축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부족했다.

브랜드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인 아커 교수가 쓴 이 책은 브랜드 경영의 바이블이라 할 만하다. 그가 강조하는 브랜드 자산이란 브랜드 인지도, 브랜드 로열티, 지각된 품질, 브랜드 연상 이미지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흔히 우리가 알고 있듯이 고객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태도에 해당하는 브랜드 인지도 외에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나타내는 브랜드 로열티와 소비자가 인식하는 품질, 특정 브랜드에 의해 형성되는 연상 이미지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상 4가지 요인에 모두 투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브랜드 전략가들이 창조하고 유지하기 위해 불러일으키는, 브랜드와 관련된 일련의 독특한 이미지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관한 내용이다. 저자는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개발하고 적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화장품 업계의 관행과 정반대로 화장품 사업을 성공한 보디 숍이나, 고객이 자신의 몸에 해당 브랜드의 심벌을 문신할 정도의 로열티를 보유하고 있는 할리 데이비슨은 모두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보한 기업들이다.

두 번째 부분은 브랜드를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고객 환경이 달라지고 소비자 집단이 다양해지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러 개의 서로 다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관리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중복된 브랜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강력한 브랜드를 잘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면 그나마 어렵게 구축된 브랜드 자산마저도 훼손될 수 있는 것이다. 브랜드 전략가들이 브랜드 시스템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끝으로 책은 브랜드 자산 평가와 브랜드 조직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브랜드 경영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 효율적인 조직 구축이 당연히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강력한 브랜드 구축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는 오고 있거나 이미 와 있다.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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