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놀이’ 표지
열화당이 ‘한국 기충문화의 탐구’ 시리즈 9번째 책으로 펴낸 ‘한국의 놀이-유사한 중국·일본 놀이와 관련해’는 미국의 인류학자이자 민속학자인 스튜어트 컬린(Stewart Cullin·1858∼1929)의 저작 ‘Korean Games-With Notes on the Corresponding Games of China and Japan’을 번역한 것. 이 책은 당시 컬린이 고고학 박물관장으로 재직하던 펜실베이니아대 출판부에서 500부 한정판으로 발행됐다. 미국 인류학회 편집위원, 미국 민속학회 창립회원인 컬린은 주로 세계 각국의 놀이 문화에 관한 연구 성과를 남겼다.
이 책은 민속학자들과 고서 수집가 사이에서는 더러 알려져 왔었지만 번역돼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히로시마대 한국학과 윤광봉 교수가 번역하고 해설을 붙였다. 원전에서 컬린이 한국의 놀이를 발음대로 쓴 탓에 번역에 어려움이 있었다. 윤교수는 당시 컬린이 참조한 사전과 자료를 토대로 1년간 번역에 매달렸다.
컬린은 이 책에서 윷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 연날리기, 널뛰기 등 한국의 전통 놀이 95가지를 비슷한 중국, 일본의 놀이와 비교해 소개했다.
컬린은 한국을 비롯해 동양을 한 차례도 방문한 적이 없지만 펜실베이니아대 고고학 박물관의 한국 관련 자료, 시카고 컬럼비아 박람회에 전시된 한국 자료, 당시 워싱턴 주재 한국 공사 박영규 등에서 얻은 자료를 토대로 책을 집필했다.
책에는 기산 김준근(箕山 金俊根·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의 풍속화 22점이 삽화로 들어 있다. 번역본 표지로 사용된 태극기 문양은 발간 당시의 책 표지와 같다.
조윤형 열화당 편집 주간은 “100여년전 외국 학자의 눈으로 이제는 잊혀져 가는 한국의 전통 놀이 문화를 새롭게 조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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