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데레보 '신곡'…삶의 모든것, 몸짓으로 말하다

  • 입력 2003년 1월 28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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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어신체극 ‘신곡’.사진제공 LG아트센터
비언어신체극 ‘신곡’.사진제공 LG아트센터
‘몸짓으로 말하는’ 비언어 신체극으로 유명한 러시아 극단 데레보의 ‘신곡’이 무대에 오른다. 5일부터 9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신곡’은 지난해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됐던 작품.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신체극이다.

그러나 지옥, 연옥, 천국을 차례로 경험하는 단테의 신곡과는 달리 데레보의 신곡에서는 이 모든 것이 혼합돼 있다. 연출가 안톤 아다진스키는 “이 작품이 단테의 ‘신곡’과 얼마나 같고 다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더 이상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의 경계없이 모든 것이 공존하며, 이를 표현한 것이 바로 데레보의 ‘신곡’이다”라고 말했다.

신곡은 특별한 줄거리가 없다. 4명의 배우들은 힘, 고통, 사랑, 희망, 공포, 믿음 등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을 몸을 통해 눈앞에 펼쳐낸다.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표현한 ‘Once…’를 기억하는 관객에게 보다 실험적 성격이 강한 ‘신곡’은 다소 낯설 수도 있겠다.

데레보가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없다’. 아다진스키는 “아무 것도 의도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들이 검은 색을 비극적인 색이라고 당연하게 여기고, 빛나는 눈동자가 언제나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독특한 점 중 하나는 객석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 회전무대다. 무대 중앙에 원형의 회전 무대를 설치하고 객석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관객들은 사방에서 배우들의 신체극을 관람할 수 있다. 이를 위해 LG아트센터는 1003석 규모의 기존 객석 대신 무대 위에 390석의 임시 객석을 만들었다. 전석 4만5000원. 02-2005-0114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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