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조선인1266명 1939년부터 남양군도로 강제 농업이민

  • 입력 2003년 2월 2일 19시 13분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조선인 1266명을 남양군도에 농업 이민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정부기록보존소가 2일 일제강점기의 기록들을 모아 발간한 ‘해제집(解題集)’에 수록된 ‘남양농업 이민 관계철’과 ‘남양행 노동자명부’ 등을 통해 드러났다.

해제집에 따르면 조선총독부는 제1차 세계대전 때인 1914년 일본이 점령해 군정을 실시하던 남양군도에서 카사바와 사탕수수를 재배하던 풍남산업주식회사와 남양흥발주식회사에 조선인을 알선, 1939년부터 2년간 모두 13차례에 걸쳐 조선인 1266명을 이민 보냈다.

카사바 재배를 위해 풍남산업주식회사에 보내진 조선인은 영천 의성 합천 창녕 칠곡 등 모두 경상도 출신으로 남양군도의 팔라우섬에 이주했다. 또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남양흥발주식회사에 보내진 조선인은 김천 의성 경산 청도 달성 예천 상주 등 경북 출신과 김제 부안 남원 고창 순창 임실 등 전북 출신으로 남양군도의 포나페섬과 티니안섬으로 갔다.

이민자들은 ‘심신이 건전하고 영주 의지가 있으며 농사에 종사 중인 만 18세 이상에서 40세까지의 남자와 그 가족들’이라는 ‘이민선정방침’에 의해 뽑혔다.

이민자들은 또 각 군과 도 공무원의 인솔로 부산의 회사 관계자에게 인도됐으며 한 달간의 항해 끝에 남양군도에 도착, 하루 12시간 노동에 남자는 1원30전, 여자는 85전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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