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초등학교 2학년인 고정인양(9·서울 동작구 사당동)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컴퓨터를 켠 뒤 다음의 어린이전용 서비스인 다음꿈나무(kids.daum.net)에 접속했다.
e메일을 검색하니 친구로부터 토요일 생일잔치에 초대한다는 편지가 도착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답신메일을 보냈다.
“안뇽∼∼. 태인아 생일 추카 추카해, 물론 꼭 가야지. 필요한 선물 있으면 미리 연락 줘.”
이처럼 생일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생일축하’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과 음악이 들어 있는 ‘카드메일’로 답신을 보냈다.
e메일을 검색했으니 이제 숙제를 할 시간. 이날 숙제는 중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의 인구, 민속무용, 음식 등을 조사하는 것. 그러나 정인이는 더 이상 백과사전을 찾지 않는다. 검색창에 ‘중국 인구 민속무용’을 쓴 다음 엔터키를 치니 관련 사이트가 창에 떴다. 사이트를 클릭하면서 필요한 정답을 찾는데 걸린 시간은 채 3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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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를 마친 다음 학원에 가기전까지 30분 정도 여유가 생기자 정인이는 애니메이션을 몇 개 본 다음 평소 좋아하던 ‘옷 입히기’ 게임을 했다.
NHN의 네이버, 야후 코리아,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꼬마네티즌’ 잡기 경쟁을 벌이면서 어린이 전용 인터넷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선발주자, 네이버=쥬니어네이버(jrnaver.com)는 99년 4월에 시작된 국내 최초 어린이 전용 포털 사이트로 2월 현재 어린이 회원만 300만명을 확보했다. 주니어네이버는 어린이들에게 무해한 인터넷 공간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어린이 전용검색, 무료 홈페이지, 어린이들이 만드는 클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10만개의 어린이 클럽이 활동하고 있는데 애완동물클럽 가상캐릭터클럽 가상방송국 클럽 등 다양한 활동을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어린이를 나타내는 ‘주니어(jr)’가 표시된 ‘@jr.naver.com’을 이용한 어린이 전용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의 추격=국내 최대의 웹메일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12월 겨울방학 기간 중에 다음꿈나무(kids.daum.net)를 열고 주니어 네이버를 맹추격하고 있다.
검색도구인 꿈나무 창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디렉토리 위주로 구성하고, 이미지 동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자료를 등록시켜 놓고 있다. 특히 숙제 함께풀기, 즉석투표, 테마우체통 등 이벤트성이 가미된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동화방 영어방 유아방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선보이고 있다.
또 5명의 현직 교사로 다음꿈나무 선생님 자문단을 구성해 실질적인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 이에 따라 출범 한달 만에 하루 페이지뷰가 1000만을 넘어섰다는 게 다음의 분석이다.
▽교사 출신이 운영하는 야후꾸러기=야후코리아는 지난해 3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야후꾸러기(kids.yahoo.co.kr)를 내놓고 어린이를 겨냥한 본격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포털운영자로 아예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허준환 차장을 영입했다.
성인정보와 엽기 등 유해사이트는 아예 등록대상에서 제외시켰으며, 어린이들의 숙제와 학습을 도와줄 수 있는 백과사전 국어사전 등과 교사 출신인 운영자가 교과과정에 맞춰 정리한 학년별 과목별 디렉토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해환경 차단이 최우선=이 같은 포털들은 어린이 전용인 만큼 유해환경 차단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야후꾸러기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야후꾸러기 메일을 시작하면서 보내는 사람의 주소가 받는 사람의 주소록에 들어 있지 않으면 메일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음란 스팸메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다음꿈나무도 유해정보 차단프로그램인 ‘지키미’ 서비스를 운영중이며, 주니어네이버도 어린이전용 서버를 설치해 유해한 스팸메일은 아예 서버 단계에서부터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포털들이 아무리 유해정보를 차단한다고 해도 인터넷의 속성상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부모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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