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권위 전문지들, 양성원-김민진 현악연주 앨범 찬사

  • 입력 2003년 2월 13일 19시 03분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국인 현악연주가들의 음반이 해외 음반 전문지에서 잇따라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최근 세계 최고 권위의 음반지 ‘그라머폰’ 2월호는 첼리스트 양성원(35·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코다이 무반주 첼로 모음곡집’ 앨범(EMI 발매)을, 영국 현악전문지 ‘스트라드’ 2월호는 재영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25)의 음반(랄로 ‘스페인 교향곡’ 등 수록·클라우디오 발매)을 격찬하는 전문 비평가의 리뷰를 게재했다.

특히 첼리스트 양성원의 코다이 음반은 젊은 연주가의 데뷔음반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그라머폰’이 매달 선정하는 ‘편집자 추천음반(Editor's Choice)’에 선정돼 10월 발표되는 ‘그라머폰상’ 수상까지 내다볼 수 있게 됐다. 그라머폰상은 ‘클래식의 오스카상’으로 꼽힐 정도로 세계 음악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음반상.

첼리스트 양성원씨.

‘편집자 추천음반’ 코너에서 ‘그라머폰’ 편집장 제임스 졸리는 “이 연주는 이 작품을 ‘기악작품 역사상 최고의 걸작’이라고 말하는 양성원의 말을 확신케 해준다”고 격찬했다. 상세 리뷰란에서 음반평론가 던컨 드루스는 “첼리스트 양성원과 반주자인 문익주는 멜로디라인(선율선)에 섬세한 감각과 긴장감을 곁들여 연주하고 있다. 헝가리 작곡가 특유의 개성 있는 표현에도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치켜세웠다. 드루스씨는 “양성원의 찬란한 기교와 대담한 표현은 코다이 음악 최고의 웅대함을 느끼게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 기사는 기사 전재계약에 따라 번역 간행되고 있는 ‘그라머폰’ 한국판 2월호에도 실렸다.

‘그라머폰’ 한국판 정준호 편집장은 “양성원의 데뷔음반은 EMI 한국지사인 ‘EMI코리아’가 아티스트 선정에서 제작까지 맡아 영국 본사에 제공한 넓은 의미의 국내제작 음반으로, 이번 성과는 한국 음반계의 역량을 입증했다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성원은 “코다이 음악에 대해 ‘본능적’으로 갖고 있던 감각을 객관적인 시각에 따라 확실히 검증받게 된 것 같아 기쁘기 그지없다”고 소감을 말했다. 양성원은 두 번째 앨범인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2장)을 내년 여름 내놓을 계획.

한편 ‘스트라드’ 리뷰어 마거릿 캠벨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에 대해 앞서 지난해 11월 평론가 제프리 조지프가 쓴 리뷰를 인용, “김민진은 마술과 같은 우아함 및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음악가적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그가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 또한 눈을 즐겁게 한다. 자신감에 차 있으며 불필요한 몸짓을 늘어놓기보다 음악을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영국에서 발매된 김민진의 앨범은 랄로 사라사테 프로코피예프 등의 바이올린곡을 담았다. 이 음반은 아직 국내에 발매되지 않았다.

김민진은 15세 때 영국 왕립음대에 최연소 입학했으며 1998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3년간의 정규시즌 협연계약을 맺어 세계 음악계에 알려지게 됐다. 2000년 주세페 시노폴리 지휘의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에서 멘델스존의 협주곡을 협연하기도 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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