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만 해도 필자는 이마 얘기를 할 때 노 당선자의 이마를 좋지 않은 사례 속에 포함했었다. 그런데 최근 얼굴을 다시 보니 이마가 바뀌어 있었다.
사람의 이마는 여러 가지 형태를 띠고 있다. 미끄럼을 타듯이 옆으로 넘어간 이마, M자형 이마, 좁은 이마, 넓은 이마 등이 있다.
이마의 모양은 간(肝)을 엎어놓은 듯 동그스름한 모양이 가장 좋다. 그렇다고 바가지를 엎어놓은 듯 볼록하게 성형한 이마는 좋지 않다. 관자놀이 부근부터 도톰하게 살이 있으면서 전반적으로 동그스름한 모양새가 좋다. 최근 영화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손예진이나 전직 대통령인 김영삼씨의 이마가 이 모양새다.
그 다음으로 좋은 이마는 편편한 이마다. 노무현 당선자는 바로 이런 편편한 이마를 가졌다. 그러나 그가 당초부터 이런 이마를 지녔던 것은 아니다.
노 당선자가 ‘5공청문회 스타’로 대중에 처음 얼굴이 알려지던 10여년 전의 사진들을 보면 그의 이마는 살집이 없고 오른쪽 왼쪽의 높낮이가 달라 울퉁불퉁했다. 좌우가 다르다 보니 굵은 주름 외에도 토막토막 끊어진 주름살들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그 이마에 살이 오르면서 이마의 좌우 균형이 맞게 되고 편편해진 것이다.
세간에는 무슨 주사의 영향이라고 하는 말이 있지만 필자가 보기엔 그게 아니라 얼굴 전체에 살이 붙으면서 이마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젊은 시절 노 당선자의 얼굴은 뺨이 파이고, 귓불도 얇았다. 말하자면 안정감이 적고 부가 따르지 않는 상이었다. 그런데 생활환경이 나아졌는지 뺨과 턱에 두둑이 살이 오르면서 이마는 물론 귓불도 두터워지고 코에도 살이 붙으면서 콧방울이 또렷하게 둥글어졌다.
이마는 하늘의 복을 물려받는 마당이다. 이마는 넓은 게 좋고 주름이 있으려면 굵고 일자형으로 3개(삼문)가 있는 게 좋다. 가운데 주름은 스스로의 성공을, 위 주름은 부모의, 아래 주름은 자식의 성공을 상징한다. 삼문을 가진 이는 3대가 모두 남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안정권에 들어 있다고 봐도 좋다.
노 당선자는 이마가 좁은 편인데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이마를 훤히 드러내는 헤어스타일을 선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마가 넓어 보이게 된 것이다. 또 자신을 상징하는 가운데 주름이 뚜렷하니 스스로는 성공을 이룬 셈이다.
그는 부모로부터 복을 물려받은 좋은 이마는 아니어서 초년에는 고생했지만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복을 만들어 갔다고 볼 수 있다. 눈썹 사이(인당)에 세로로 주름이 난 것을 보면낙천적이라기보다는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노 당선자는 앞으로 5년 동안 한국을 이끌 대통령이다. 처음부터 복을 받은 인상이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타고난 복은 적더라도 노력과 의지로 어려움을 극복한 것은 귀감이 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사람의 인상은 변한다. 김대중 대통령도 취임 초기에는 활력이 넘쳤으나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최근에는 얼굴색에 변화가 생겼다. 노 당선자는 5년 후에도 현재처럼 활기찬 인상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란다.
주선희 인상연구가 joo33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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