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에서는 13일 밸런타인 카드와 선물을 파는 대형 체인점에 힌두교 민병대가 들이닥쳐 가게를 부수고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인도 경찰은 또 다른 폭력사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 전국에 경계령을 내렸다.
이란에서도 경찰이 수도 테헤란 시내의 상점들을 강제로 문닫게 했으며 하트 모양의 장식물들을 진열장에서 치우도록 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고급 호텔들은 이슬람 강경파의 반대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촛불 만찬과 무도회 등 행사와 인기 연예인들을 동원한 뮤직쇼를 준비했다. 파키스탄의 종교 지도자들은 이에 대해 "서양 사람들은 이날 그저 성적 욕구를 채우는데 급급할 뿐"이라고 개탄했다.
미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밸런타인데이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카고 등 대도시에서는 이날 검은 풍선을 달고 '독신자의 날' 파티를 여는데, 이 행사의 목적은 '누구나 짝을 지어야 한다는 관념의 독재에 저항'하는 것.
인터넷과 상점에서는 '당신은 내 아내들 중 최고야' 따위의 신랄한 조소가 적힌 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태국에서는 밸런타인데이에 결혼하는 풍습이 인기를 끌어 방콕시에서는 1500쌍의 남녀가 결혼등기소 앞에 새벽부터 진을 치고 차례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타와=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