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앨범에서도 주연은 에미넴이다. 자신의 레이블에서 음반을 발매했고 대부분의 곡에서 스스로 드럼 프로그래밍을 하고 믹싱을 했다. 에미넴 이외에 제이지, 나스, 엑시빗, 갱스터, 마시 그레이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에 참여하여 최근 힙합의 대표적인 경향을 보여준다.
앨범에서 가장 흥미로운 곡은 갱스터가 편곡한 ‘배틀(Battle)’. ‘배틀’이란 두 래퍼가 운을 맞춘 즉흥적인 랩을 통해 실력을 겨루는 힙합 특유의 겨루기를 말하는데 영화 속에서도 스토리를 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OST에 수록된 ‘배틀’에서는 나스, 모브 딥, 네이처 등 쟁쟁한 래퍼들이 마치 실제로 ‘배틀’하듯 경합을 벌이고 있다. 배틀을 벌이는 동안에는 랩 자체가 총이 된다.
영화 속에는 사이프레스 힐의 고전에서 마시 그레이의 리듬앤드블루스(R&B)에 이르기까지 여러 경향의 힙합이 두루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이스트 코스트 쪽의 하드코어 힙합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것은 이 영화가 1990년대의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디트로이트는 서부보다 동부 쪽의 힙합 정서에 더 가까운 음악을 구사한다. 모브 딥, 노터리어스 비아이지, 노티 바이 네이처 등 영화에 삽입된 90년대 중반의 하드코어 힙합을 모은 ‘모어 뮤직 프롬 8마일(More Music from 8 Mile)’은 이 시기의 힙합을 일별할 수 있는 선곡집이다.
성기완(대중음악평론가) creole@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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