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간 영화관인 ‘뤽스 극장’에서 만난 두 연인의 따뜻한 사랑이야기. 제목만큼이나 아름답다.
2월12일 수요일마다 흘러간 명화들을 상영하는 이 영화관에서 마티외는 향수냄새가 계기가 돼 마린과 말을 하게 된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상영 도중 필름이 끊어졌을 때였다. “지난주 수요일에도 ‘벤허’를 보러오셨지요?”
“네.”
“그 때도 제가 옆에 앉았었는데.”
다음 주 수요일 ‘그는 낡은 벨벳 좌석들을 손으로 짚으며 지나갔다. 그가 찾는 낙원은 앞에서 세 번째 줄의 일곱 번째 좌석이었다. 여자는 이미 와 있었다’.
클럽에서 재즈피아노를 치는 마티외는 문과대학에서 영어를 공부한다는 마린에게 끌린다.
4월3일까지 매주 수요일의 일기형식으로 쓰였다. 짧은 분량의 밀도 높은 소설이어서 아이들에게 부담이 덜하면서도 어른책을 읽는 듯한 설레임을 느끼게 할 것이다.
이들이 시각장애자란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읽어도 재미있다. 그러나 내가 엄마라면 이 사실을 감추고 선물하겠다. 프랑스 서점협회가 주는 1999년 ‘올해의 청소년 책’ 소르시에르상 수상작.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