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입학생…낮은 책상 스스로 정리하게
다섯살 아들을 둔 엔케이디자인 김주원 실장은 “아이방을 꾸며 준다는 것은 아이에게 자기만이 소유하고 누리는 권리와 함께 책임져야 할 최초의 의무를 지우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스스로 정리까지 할 수 있도록 해주라”고 조언한다.
![]() |
특히 일일이 아이의 뒷바라지가 불가능한 맞벌이 엄마의 경우 아이들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부여하는 환경을 의식적으로 만들어 주라는 것. 예를 들어 침대 위 공간을 높은 평상처럼 만들어 놀이공간으로 활용한다. 작은 장난감 등은 모두 이곳에 모아, 놀고 난 뒤 정리하고 내려올 수 있도록 한다. 옷장이나 책장 등도 아이의 손 닿는 높이에 맞춰 나지막하게 만들어줘 자기 물건을 스스로 챙기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낮은 책상과 동그란 러그와 방석은 아이의 학습활동을 위한 공간.
만일 아이방에 붙박이장이 있다면 문짝을 떼어내고 그 공간을 침대공간으로 활용한다. 아늑한 구석침대를 만들고 그 앞으로 편안한 소파를 두고 책장과 옷장 등 수납공간과 연결시키면 널찍한 방바닥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
김 실장은 “붙박이장 앞 푹신한 소파에서 아이와 함께 책도 보고 도란도란 속삭이는 상상을 하면 절로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초등입학생…놀이 학습공간 적절히 조화
놀이에 치중됐던 공간에 학습기능이 강화되는 시점. 책상 책꽂이 등이 공간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지만 아직 정서상으로 완전히 유아기를 벗어난 것이 아니므로 놀이기능을 배제하면 아이들이 학습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학습과 놀이공간을 적절히 배합하면서 아이가 변화하는 환경에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아이방에 변화를 준다.
김 실장은 저학년일수록 공부방에 틀어박히기 어려우므로 방 밖으로 학습공간을 끌어내보라고 제안한다. 부엌의 식탁을 책상으로 활용해 엄마가 가까이서 숙제를 도와주고 아이 옆에서 책을 읽는 등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를 유도할 수 있다.
▼초등 고학년…성격따라 분위기조절
아이의 성격과 스타일이 파악되기 때문에 아이의 분위기에 맞춰 공간을 꾸밀 수 있는 때. LG데코빌 신보현 선임디자이너는 “기존의 방 분위기가 동화 속 캐릭터와 같은 유아적 성격이 강했다면 정적이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학습의욕과 탐구의욕을 북돋아 주라”고 조언한다. 또 아이들의 소지품이 늘어나는 시기로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수납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여유공간에 작은 소파나 안락한 의자 등을 배치해 휴식공간을 만들어준다.
▼중학교 입학생…개인생활 보장해줘야
학습에 있어 중요한 시기로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신 선임디자이너는 “전반적인 톤은 베이지나 상아색 등의 차분한 느낌이 좋다”고 말한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으므로 눈이 피로하지 않도록 편안한 색상과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인체공학적 설계의 가구들을 선택한다. 또 방의 밝기를 살펴 스탠드로 조명을 조절해 준다.
곧 사춘기에 접어들 예민한 시기이므로 프라이버시가 보장될 수 있는 독립적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