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암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PSA 혈액검사의 유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PSA는 전립샘에만 존재하는 항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 수치 정도에 따라 암 발생 여부를 진단해 왔다.
미국암학회는 50세 이상의 남성들에게 매년 정기적으로 PSA 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다. 특히 집안에 전립샘 암 병력이 있는 환자가 있을 경우 50세 이전이라도 PSA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권장한다. 하지만 일부 의학자들은 이 검사를 받지 않을 것을 권하고 있다.
혈액 1mL에 들어있는 PSA가 4ng(1ng은 10억분의 1g)을 넘어서면 의사들은 암 발생 여부를 알기 위해 정밀 조직검사를 권장한다. 보통 이런 환자 중 절반에서 암이 발견되는데 모두 생명을 위협할만한 수준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PSA는 나이가 들면서 거의 모든 남성들에게 나타나는 전립샘비대증 등과 같은 이유로 인해 증가할 수도 있다.
PSA 혈액검사 비용은 그리 비싸지 않다. 그러나 정밀 조직검사로 이어질 경우 1500달러가 소요된다. 조직검사는 전립샘의 여러 부분에서 샘플을 채취한 뒤 이뤄진다.
PSA 검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는 이를 통해 암 발생이 예상되는 부위를 알 수 없다는 것 때문이다. 게다가 정밀 조직검사를 한다고 해도 암을 놓칠 수 있다. 만약 암을 발견하더라도 현 상태가 어느 정도 치명적이며 앞으로 얼마나 더 악화할 것인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전립샘암이 발견될 경우 어떻게 치료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립샘암에 걸렸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방사선 요법을 선택하기 전까지 여러 가지 치료법을 놓고 수개월간 고심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도전하는 존 케리 상원의원은 2주 전 암에 걸린 전립샘을 아예 제거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수술 방법을 결정하면서 수술 후 생존기간이 가장 길다고 알려진 치료법을 선호한 것이다.
수술을 한 뒤에도 발기불능이나 요실금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부작용은 남성으로서의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우수한 수술법이 많이 개발돼 수술 후유증이나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위험은 여전히 높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참여한 수술에서조차 9%의 환자가 나중에 비뇨기 계통에 이상이 발생했으며 58%는 성기능 장애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샘암 진단을 위한 사전검사를 옹호하는 암 전문가들은 PSA 검사가 소개된 이후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전립샘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해 국립암연구소는 1992년 이후 50세 이상의 전립샘암 사망률이 극적으로 감소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1992년 전에는 이 비율이 꾸준히 올랐다.
오스트리아에서 실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PSA 검사가 무료인 티롤주에서 지난 5년간 전립샘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4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검사에는 45∼75세의 남성 중 3분의 2가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PSA가 전립샘암을 발견하고 진단하는 가장 이상적인 척도는 아니라는 데 동의한다.
의학자들은 전립샘암의 ‘척도’로서 PSA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이 검사에서 첫 징후를 보였을 때 연속적인 검사를 1년 이상 지속하되 정밀 조직검사는 PSA 수치가 25% 이상 증가했을 때에만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PSA 결과를 평가할 때 나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가령 50세 이하의 남자들은 PSA가 2.5ng이면 암이 의심되지만 70대에서 PSA가 6.5ng이라도 정상으로 여겨도 된다는 것.
지금까지 나타난 것 중에 가장 촉망받는 검사법은 혈관을 자유롭게 순환하는 ‘자유형 PSA(Freely circulating PSA)’와 자유형·부착형을 합친 ‘전체 PSA(Total PSA)’의 비율을 탄력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77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전체 PSA’ 수치가 높을 수록 암에 걸린 사람이 많았으며 ‘자유형 PSA’ 수치가 높은 사람은 암에 덜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http://www.nytimes.com/2003/02/18/health/menshealth/18BROD.html)
정리〓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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