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신기한 스쿨버스 베이비' 새는 어디서 살아요?

  • 입력 2003년 2월 25일 16시 52분


◇신기한 스쿨버스 베이비(전 6권)/조애너 콜 글 브루스 디건 그림 노은정 옮김/각권 24쪽 각권 6500원 비룡소(4∼6세)

어린이 과학 베스트셀러 ‘신기한 스쿨버스’의 유아판. ‘신기한 스쿨버스 키즈’로 초등 저학년을 겨냥한데 이어 수준을 한단계 더 낮춰 취학 전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이쯤 되니 놀이책 수준을 넘지 못한다. 책 모양도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가 모서리에 다치지 않도록 둥글렸고 본문의 모양도 재미있게 들여다 보도록 물결모양으로 둥글게 잘랐다.

아이가 거창한 과학지식을 얻길 원한다면 읽히지 않는 편이 낫다. 다루는 주제라야 도마뱀이 사는 곳을 알아보거나 무지개색을 만들어 보는 정도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동물들이 사는 곳(리즈의 집 찾기), 물감 섞기(리즈의 색깔 만들기), 사물의 공통점(끼리끼리 모으기)은 유아들이 자주 하는 질문들이다.

“선생님, 새는 어디서 살아요?”

“엄마, 빨강과 노랑을 섞으면 무슨 색이 돼요?”

바로 이 책은 유아들이 과학적 사고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과학적 지식을 꾹꾹 눌러담은 책들을 유아들이 소화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과학이 어렵다거나 지루하다는 생각만 심어줄 뿐이다. 또 아이들이 과학지식을 많이 갖는다고 해서 곧바로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생활에서 호기심을 갖고, 책이나 대화 속에서 사물의 성질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하고사,물과 사물 사이의 연관성을 깨닫는다면 과학적 사고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이 책에서는 프리즐 선생님이 등장하지 않고 반 아이들과 애완 도마뱀 리즈만 등장한다. 깜찍한 캐릭터 리즈가 여러 상황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문제아이자 또 문제를 푸는 해결사 노릇을 한다. 담벼락에 무지개를 그리려는 키샤와 아널드 옆에서 풍덩! 페인트통에 빠짐으로써 서로 다른 색을 섞어 원하는 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식이다.

이같이 아이들 스스로 동물들의 특징(리즈의 친구는 누굴까?)이나 바퀴와 도르래의 쓰임(짐 옮기기), 하늘을 나는 물건(리즈, 하늘을 날아 봐)을 생각해 내고 찾아다닌다.

돌멩이들을 가지고 수집품 전시회에 참석한 아널드. 돌들을 좀 더 멋지게 놓아두고 싶지만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돌멩이들을 다른 방법으로 나눌 수는 없을까요?’

“큰 것 작은 것” “흰색 회색” “맨질맨질한 것 까칠까칠한 것”하고 신나서 떠드는 여섯살짜리에게 무슨 책이 제일 재미있느냐고 물었더니 ‘끼리끼리 모으기’라고 말한다. “왜?”에 대해서는 “돌들이 예뻐서”라며 엉뚱한 소리다(예쁘기는 예쁘다).

네살짜리에게 들려줬더니 또다른 질문이 시작된다. “빨강과 빨강을 섞으면? 빨강과 파랑과 검정과 노랑을 섞으면 무슨 색이 돼요?”

성실한 답변은 우리 어른의 의무이자 즐거움이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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