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 남성의 가슴을 흔들었던 마릴린 먼로. 그의 섹시포인트는 뭐니 뭐니 해도 붉고 도톰하면서 번드르르 윤기가 흐르는 반쯤 벌린 입술이다.
입술은 얼굴에서 가장 관능적인 부분이다. 항문 유두 여성기와 더불어 신체 가운데 몇 안 되는 점막피질로 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술의 모습으로 사람의 생식기를 짐작해볼 수도 있다.
입술은 에너지가 강하고 건강할수록 밖으로 돌출되는 경향이 있다. 도톰한 입술이 섹시해 보이는 이유다. 반면 화가 나거나 어딘가에 정신을 집중할 때 입술은 꽉 다물어지면서 안으로 들어간다. 에너지가 떨어지는 노인의 입술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야인시대’의 주인공 김영철의 입술은 상당히 두꺼운 편이다. 김영철이 속옷 광고 모델로 나설 정도로 섹스어필하는 이유는 가무잡잡한 피부나 단단한 몸매 덕도 있지만 두툼한 입술이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입술로 표현되는 인상은 대개 여성의 몫이다. 남성은 타고난 입술을 바꾸기 힘들지만 여성은 화장을 통해 날마다 새로운 입술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을 한 상태에서 서로를 인식하고 기운을 주고받기 때문에 화장도 인상학에선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어떤 입술이 인상학적으로 좋은 입술일까? 입술선이 뚜렷하고 끝이 약간 올라가며 적당한 크기의 붉은 기운이 도는 입술이다.
그런데 탱탱한 탄력이 넘치는 젊은 사람의 입술이 너무 새빨간 색이면 좀 천박해 보이게 된다. 이는 몸의 에너지가 너무 강해 보이기 때문이다. 재즈와인 등의 차분한 색으로 화장을 해주면 세련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나이가 든 여성들은 붉은색으로 화장하면 젊고 활기차 보인다. 평소에 입술이 허연 사람이라면 건강이 약하다는 신호다. 아이를 양육하는 시기의 주부는 주황색이 어울리며 귀부인의 자태를 내려면 자주색이 좋다.
입의 적당한 크기는 각자의 눈동자 속 동공의 위치가 가늠자가 된다. 양쪽 동공에서 아래로 직선을 그었을 때 양 입꼬리와 만나면 적당하다. 입꼬리가 짧으면 소심하고 내성적일 가능성이 많다. 일을 하더라도 자신이 감당할 만한 일만 한다. 입꼬리가 길면 통이 큰 사람이다. 대담한 추진력을 지닌 사람이 많다.
입술화장을 할 때 자신의 입술보다 작게 그리는 사람은 입이 작은 사람과 비슷하다. 예전에는 이런 사람을 귀부인으로 쳤지만 최근에는 여성도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편이라 자신감 있는 여성으로 보이려면 입술을 좀 크게 그리는 것도 좋겠다. 그러나 입술을 지나치게 크게 그리면 감당 못할 일을 벌이게 될 인상이 된다.
한때 탤런트 김혜수가 즐겨 그렸던 윗입술이 과장되게 둥근 스타일은 야무져 보이지 않는 대신 섹시해 보인다. 얇으면서 입술선이 뚜렷한 이영애는 지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변호사 등 전문직 여성들은 입술선을 뚜렷하게 그려주는 게 좋다.
입술이 뚜렷하고 입꼬리가 올라가 있으면 야무진 성격의 소유자다. 표정을 평소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입술 주위 근육이 다르게 발달한다. 평소 입이 귀밑까지 찢어지는 일이 많으면 다물고 있어도 웃는 인상이 나오고, 항상 고민하고 화가 나 있으면 입이 오므라든다.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사회생활을 잘 하려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많은 것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게 좋겠다.
더불어 명배우 오드리 헵번의 말을 되새겨볼 일이다. ‘매력적인 입술을 만들려면 친절한 말을 하라.’
주선희 인상 연구가 joo3388@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