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증한 문화재는 송씨가 1970년대 초반부터 수집해온 것들로 고려와 조선시대의 인쇄자료 20건과 사경(寫經·베껴 쓴 경전) 3건, 세종 때의 왕지(王旨)와 한석봉 서첩 1건, 숙종 때 퇴직관리들의 모임을 그린 기해기사계첩 1건 등이다.
기증 문화재 중 ‘초조본현양성교론(권 제12)’은 11세기에 목판 인쇄로 제작된 고려대장경 중 하나로 표지가 그대로 남아 있어 당시의 제책(製冊) 기술을 보여주며 92년 4월 국보로 지정됐다. ‘대보적경(大寶積經·국보 246호·권 제59)’ ‘초조본유가사지론(初雕本瑜伽師地論·국보 제272호·권 271호) 등도 인쇄 자료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성문종합영어는 1967년 처음 출간된 이후 30여년간 ‘수험생의 필독서’로 불리던 영어학습서. 송철씨는 “부친께서 출판 사업으로 올린 수입은 출판·서적 문화재 구입에 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중앙박물관은 10월 ‘송성문 선생 기증문화재 특별전(가칭)’을 개최하는 한편 송씨에 대한 정부 훈장을 상신하기로 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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