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 이야기]우황 진품 찾기 '하늘의 별따기'

  • 입력 2003년 3월 9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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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에 한 하급관리가 동료들에게 “나를 제주목사에 임명해준다면 선정을 베풀면서 큰돈도 벌겠다”며 호언장담한 적이 있다. 왕이 그 소식을 듣고 그를 파격적으로 제주 목사에 임명했다.

그는 부임한 첫날부터 밤낮으로 소송과 민원 해결에 매달렸다. 또 어떤 청탁이나 뇌물도 받지 않았다. 제주 백성들은 청백리가 왔다며 크게 기뻐했지만 그는 늘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까닭을 묻는 백성들에게 그는 “중병이 있어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며 품 속에서 누렇게 변색된 고약을 보여 주었다. 백성들은 병든 소에서 나는 우황(牛黃)이 특효약이라는 말을 듣고 자발적으로 우황을 모아 그에게 줬다.

이듬해 서울로 돌아온 그에게 왕이 “선정을 베푼 것은 알겠는데, 큰돈은 어디에 있나”라고 물었고 그는 모아 둔 우황을 꺼냈다. 제주에 우황이 많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던 그는 꾀병을 핑계삼아 2년 동안 수 만냥어치의 우황을 모았던 것이다.

그의 말대로 선정도 베풀고 큰돈도 벌었음이 입증되자 왕은 그의 재주를 칭찬하며 높은 벼슬과 함께 중책을 맡겼다고 한다.

우황은 우황청심원의 주재료로 정신을 맑게 하거나 중풍을 치료하는 한약재이다. 안타깝지만 요즘은 진품을 구하기 힘들어 아프리카에서 수입하거나 인공적으로 합성해서 쓰고 있다.

김주영 우리한약재되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약촌한의원 원장

magic33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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