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꽃동네는 오 신부에 대한 검찰수사 사실이 알려진 뒤 후원회원의 탈퇴가 늘고 있고 자원봉사자 수도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85만여명의 회원 가운데 이날까지 공식적으로 탈퇴가 확인된 사람이 2000여명.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도 20∼30% 정도 줄어들었다. 각급 학교가 개학하면서 봉사자들의 주를 이루던 청소년들이 찾아오지 않는 탓도 있지만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천국’으로 인식되던 꽃동네가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비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꽃동네 사무실의 박 마테오 수사(43)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꽃동네에 살고 있는 많은 분들도 덩달아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검찰수사가 빨리 진행돼 예전과 같은 모습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2500여명의 정신지체장애인, 부랑자, 알코올 중독자 등과 300여명의 수도자, 상근 봉사자들이 동요하지 않고 서로를 가족처럼 의지하며 희망을 잃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학교와 기업체 등의 단체연수를 맡고 있는 꽃동네 안의 ‘사랑의 연수원’에도 내년의 연수예약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사랑의 연수원 연수담당자인 전 바로톨로메오 수녀는 “이미 내년 연수의 50% 이상 예약이 끝난 상태이며 지금도 계속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꽃동네 회장직을 영구 사임한 오 신부는 8박9일간의 피정(避靜·일상생활의 모든 일에서 벗어나 장시간 동안 조용히 자신을 살피며 기도하는 일)에 들어갔다고 꽃동네 관계자는 전했다.
음성=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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