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길 샤함-초량 린 서울서 한무대 선다

  • 입력 2003년 3월 11일 18시 47분


길 샤함,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노란딱지’ 도이체 그라모폰(DG)사 전속으로 브루흐, 멘델스존, 시벨리우스 등의 협주곡 음반을 연속해 내놓아 온 바이올린계의 젊은 왕자.

초량 린, 2000년 ‘뮤지컬 아메리카’가 ‘올해의 기악인’으로 선정한 인물이자 1990년대까지 음반사 소니의 ‘간판주자’로서 샤함과도 레퍼토리 대결을 펼친 주인공.

음반을 통해 음악팬들에 낯익은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두 명이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동시에 선다. 둘 중 한 사람 ‘모시기’에도 수월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연주회가 아닐 수 없다. 25일 오후 7시반에 열리는 ‘샤함·린 & 세종 솔로이스츠 초청공연’. 두 연주자가 한국의 문화군주 이름을 따서 만든 세계적 앙상블 ‘세종 솔로이스츠’의 권위와 명성에 공감해 참여한 우정의 콘서트다.

95년 줄리아드의 현악부문 명교육자로 손꼽히는 강효가 창단한 실내악단 세종 솔로이스츠는 바야흐로 활동의 전성기에 들어섰다. 지난해 성탄절 아침 CNN 간판 아침 프로그램 ‘폴라 잔과 함께 하는 아메리칸 모닝’에 출연, 미 전역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도 하나의 사례. 한국인 2세 연주자를 중심으로 9개국 국적을 가진 현악명인들이 결집된 이 악단은 아스펜 음악제 상임 실내악단으로서 튼튼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할 중심 레퍼토리는 비발디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두 독주자가 필요한 이 곡에서 샤함이 제1, 린이 제2바이올린 솔로를 맡는다. 샤함은 이 악단의 악장을 맡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아델 안토니의 남편이기도 하다.

세종 솔로이스츠의 강효 감독은 “기량이나 세계적 인정 면에서 서로에게 뒤지지 않는 두 명인이 서로 상대방에게 제1바이올린을 권했으며 결국 샤함이 린의 권고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날 함께 연주되는 바흐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3번, 멘델스존 현악 8중주곡에서는 린이 ‘리더’를 맡는다.강효 감독은 “6월 이후 강원도 평창과 미국 뉴욕 등지에서 한국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홍보 콘서트를 열며, 7월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등의 협연으로 아스펜 음악제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 가까운 계획을 밝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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