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자 겸 탐험가인 동국대 윤명철(尹明喆·49·사진) 교수는 23일부터 한 달간 한국인 및 중국인 탐험대원 5명을 이끌고 대장정에 오른다. 중국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을 출발해 산둥(山東)반도∼인천∼목포를 거쳐 일본 규슈(九州)까지. 아시아 해양탐험 사상 가장 먼 거리다.
“고대 동북아시아의 문화 항로를 직접 체험하고 장보고(張保皐)와 같은 우리 선조의 탐험 정신을 되새기고 싶다”는 것이 탐험대장인 윤 교수의 포부. 1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주택문화회관에서 발대식을 갖고 17일 출국한다.
뗏목 이름은 ‘장보고호’. 중국 저장성 현지의 대나무로 직접 만들 예정이다. 지름 20㎝의 대나무를 두 겹으로 깔고 튼튼하게 묶은 뒤 2개의 돛을 세워 길이 12m, 폭 4.5∼5.5m의 뗏목을 만들게 된다.
한 달치 식량을 완벽하게 준비해 인천, 목포 등에 기항(寄港)하더라도 식량을 보급 받지 않을 작정이다.
목숨을 건 이번 탐험에서 윤 교수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기상 상황.
“원래는 북서풍을 타고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한겨울에 출발해야 합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허가가 늦게 나와 봄에 출발하게 됐습니다. 바람이 반대로 불어올 경우 그것을 잘 헤쳐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분명 사투(死鬪)가 되겠지만 저를 비롯해 다른 대원들이 모두 베테랑들이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윤 교수는 1982년 대한해협 뗏목 항해를 시작한 이래 고대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86, 87년 울릉도∼독도(두 차례), 96년 중국 저장성∼산둥반도, 97년 저장성∼소흑산도∼인천 구간을 뗏목으로 항해한 바 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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