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3세기 이전에 축성"…문화재硏 서쪽성벽 발굴

  • 입력 2003년 3월 12일 19시 25분


풍납토성 서쪽 성벽 외부에서 발견된 자갈층. 해자의 바닥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 문화재청
풍납토성 서쪽 성벽 외부에서 발견된 자갈층. 해자의 바닥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 문화재청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서쪽 성벽은 적어도 3세기 이전에 축성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12일 풍납토성 서쪽 성벽 발굴 조사 현장에서 지도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11월에 이어 1월 20일부터 풍납토성 서쪽 성벽을 발굴 조사한 결과 이 지역에서 ‘무늬없는 토기’를 비롯한 기원후 200년 이전의 초기 백제 토기류가 다량 출토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연구소는 특히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이 토기들은 축성 중 인위적으로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풍납토성 서쪽 성벽은 기원후 3세기까지는 축조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에서는 풍납토성 외곽에 자갈로 바닥을 다진 폭 24m 이상의 대규모 해자도 함께 발견됐다. 연구소는 “풍납토성 성벽의 전체 규모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해자의 규모로 살펴볼 때 너비 50∼60m, 높이 15m의 대형 성벽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굴 조사 결과는 백제가 대규모 토성을 3세기 이전에 완성했으며 당시 확고한 왕권 국가를 형성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문헌사학계와 고고학계 일부에서는 지금까지 백제가 3세기 중·후반 고이왕 이후 중앙집권적 국가를 형성했던 것으로 봐왔다.

서울대 최몽룡 교수(고고미술사학과)는 “이번 발굴 조사 결과는 한국 고대사의 연대 측정을 다시 검토해야 할 만큼 의의가 크다”며 “풍납토성을 삼국사기 백제 본기에 나오는 ‘기원후 23년 하남 위례성이 축조됐다’는 기록과 연관시켜 연구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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