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미니어처세트 공개로 본 오페라 ‘투란도트' 무대

  • 입력 2003년 3월 12일 19시 57분


10일 서울 서초동 한전아츠풀센터에서 공개된 장이머우 연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무대 미니어처 세트. -변영욱기자
10일 서울 서초동 한전아츠풀센터에서 공개된 장이머우 연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무대 미니어처 세트. -변영욱기자
5월 8∼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영화감독 장이머우 연출의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무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페라 투란도트 추진 사무국은 장이머우와 무대 제작자들의 공동작업으로 완성된 투란도트 무대의 미니어처 세트를 10일 공개했다.

공개된 무대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동편 스탠드 전부와 남·북쪽 스탠드 일부까지 차지하는 폭 150m, 높이 45m, 깊이 60m의 대규모 세트. 폭만 꼽아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양편 골문 사이 길이(105m)의 1.5배에 가깝다까워 당초 예상규모를 뛰어넘는 웅장한 무대가 예상된다.

한편 국내 최고액의 클래식 입장권으로 화제를 모은 이 공연의 VIP석(50만원)은 공연 2달여를 남기고 객석 판매율 30%의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란도트 추진사무국의 나일봉 기획실장은 “고급 클래식공연 단골고객인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VIP석 10장을 구매했으며 한 외국계 은행이 수십장을 일괄 구매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나 실장은 “미국인 프로 성악가들도 20여장을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공연일이 다가오면서 객석의 자리배치에도 ‘예비 관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어느 자리가 ‘최고의 좌석’일까. 4월 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도 객석은 비슷하게 배치된다. 각각 2만∼18만원(빈 필), 3만∼50만원(투란도트)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으로 ‘야외공연’이라는, 클래식으로서는 불리한 상황에서 감상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관객의 ‘경제성’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남·북쪽에 골문이 있어 남북으로 다소 긴 사각형이며 스탠드는 네 모서리를 안쪽으로 눌러 넣은 듯한 팔각형의 형태. ‘최고의 좌석’은 그라운드에서 무대 정면이 바라보이는 앞쪽 좌석으로 두 공연 모두 ‘VIP석’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어 그라운드의 정면 뒤쪽, 그라운드 양쪽 가장자리, 무대 정면인 동편 스탠드 1층, 스탠드 정면 2층 3층, 스탠드 양편 가장자리 순으로 좌석의 순서가 정해진다. 무대와의 거리 및 시선의 각도 등에 따른 관객의 편의성을 고려한 것.

그러나 관객의 ‘편함’이 가격과 정비례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음악공연장으로서의 편의성이 검증된 적이 없는 공간이라 의외로 ‘싸지만 분위기는 로열’인 좌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2001년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빅 3 테너 콘서트’ 의 경우 로열석이 그라운드 앞쪽에 설치됐는데 여기서는 고개를 들어 무대를 올려다 보아야 하기 때문에 ‘최상의 좌석’이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광판이 남·북쪽 스탠드에 설치돼 있으므로 이를 정면으로 바라다볼 수 있는 남·북쪽 스탠드가 공연 분위기를 따라잡기에는 오히려 좋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란도트 추진사무국측은 연인들을 위해 테이블 하나를 제공하는 커플석(2인 30만원), 동호인 단체 등이 전용 좌석과 발코니에서 다과와 함께 오페라를 감상하는 ‘스카이 박스’(12인실 300만원, 29인실 500만원) 등도 내놓고 있다. 1588-1555, 1588-7890


▼빈 필 공연 앞둔 이달말 '음향 체크' 시험 연주회 ▼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위해 ‘실험용대타 연주’가 뜬다?

4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빈 필 초청공연의 음향조건을 점검하기 위해 국내 오케스트라가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연주를 한다.

빈 필 공연을 주최하는 MBC 사업부와 IMG예술기획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음향조건을 체크하기 위해 연주 2일 전인 30일 국내 악단인 서울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빈 필의 실제연주와 같은 레퍼토리를 같은 무대에서 ‘실험 연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 필 연주에서 장영주가 협연할 사라사테의 카르멘 판타지는 바이올리니스트 서혜주가, 트럼페터 한스 페터 슈가 연주할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E장조는 KBS교향악단 단원인 임시원이 협연할 예정.

음향 체크에는 빈 필이 추천한 오스트리아의 음향공학자 노만 파토츠카와 야콥 팔프라더가 참여한다. 공연장 음향조건을 체크하기 위해 다른 연주자가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연주를 하는 일은 국내 공연사상 처음이다.

공연 관계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잔향이 적어 경기장으로서는 공연에 비교적 유리한 조건이라고 하지만 객석의 경사도가 커서 예상 못한 반사음이 생길 수 있다”며 “흡음력이 뛰어난 고급 마이크를 설치하고 무대 삼면을 막아 소음을 줄이며 특수 흡음천을 설치하는 등 음향조건 완비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 소요되는 음향관련 예산은 10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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