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 탐나네요]'소멸의 아름다움' 외

  • 입력 2003년 3월 14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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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의 아름다움/필립 시먼스 지음 나무심는 사람

필립 시먼스는 이 책을 남기고 근원의 침묵으로 되돌아갔다. 두려움을 잊기 위해 온갖 일람표와 성취욕과 직업적 정체성 속으로 자신을 밀어넣고 있는 어리석고 인색하며 용기 없는 우리에겐 침묵의 동굴이 필요하다. 날카로운 빛으로 오는 각성의 칼날에 한순간 베이는 느낌을 아는가. 내게 이 책은 그런 경험 가운데 하나다.

김혜형 돌베개 편집장

◇명화를 보는 눈/다카시나 슈지 지음 눌와

명화에 담긴 갖가지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냈다. 좋은 교양서란 해당 학문에 깊이 천착하여 그것을 독자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 깊이 고민한 책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거기에 적절하면서도 개성 있는 표현력까지 갖춘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원서에 없는 컬러 도판을 끈질기게 찾아 넣은 편집자의 집념도 높이 사고 싶다.

문해순 학고재 편집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박홍용 글·그림 바다그림판

한국 만화가 이룬 큰 성과. 조선 중기의 사회적 모순을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적 역사만화처럼 보이면서도, 실은 작가의 관념이 화면을 묘하게 비트는 표현주의 기법이 이 만화를 한 차원 높은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화두 삼아, ‘구름을 벗어난 달’의 자유를 추구하는 구도적 문답 또한 울림이 크다.

조현나 아침이슬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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