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메디컬]"입속에 700종의 세균이 있다네요"

  • 입력 2003년 3월 16일 18시 00분


입냄새가 심하게 나는 현상은 입안에서 살고 있는 박테리아와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BC뉴스 인터넷판은 최근 미국 보스턴에 있는 포시스센터 연구원과 미시간 치대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입안에 살고 있는 어떤 박테리아는 심한 구취가 나는 것을 방지하지만 또 다른 박테리아는 코를 찌르는 구강 악취를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입 냄새가 나지 않는 5명의 사람 모두에게서 3종류의 같은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3종류의 박테리아 가운데 ‘스트렙토콕코스 살리바리우스’는 입 냄새가 심한 사람 6명 중 한 명에서만 발견됐다.

또 입 냄새가 심한 환자에서는 모두 6종류의 박테리아가 발견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입 냄새가 없는 사람들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포시스센터의 수석 연구원인 브루스 패스터 박사는 “사람들 입 속에 왜 다양한 박테리아가 있는지, 또 입 냄새가 심한 사람들에게서는 왜 특정 박테리아가 기승을 부리는지는 혈액형 등 여러 가지 이유를 종합한 후에야 그 이유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치과연구회에 따르면 약 6500만명의 미국인들이 입 냄새로 고생하고 있다. 사람의 입 속엔 살고 있는 세균은 700여종에 이른다. 이 중 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세균은 300여종밖에 안 된다.

이번 연구에서 92종의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이 중 29종은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박테리아였다. 따라서 이 세균들이 입 냄새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한다.

패스터 박사는 하루에 두 번 아연이 포함된 치약을 사용해 치아뿐만 아니라 혀를 깨끗이 닦으면 입 냄새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스토니 브룩스 치대의 구강 생물학과 교수인 이스라엘 클레인버그 박사는 “어떠한 박테리아가 입안에 서식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환경이다”며 “입 냄새를 치료하려면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클레인버그 박사는 “박테리아 박멸에 효과적이라고 선전하는 치약은 실제로 박테리아를 죽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다시 성장하므로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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