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에테하대 제랄드 호그 교수(지구과학과)는 “마야 문명이 9세기 들어 갑자기 붕괴딘 것은 세 번에 걸친 극심한 가뭄 때문”이라고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 14일자에 발표했다.
중앙 아메리카에서 번영했던 마야 제국은 8세기만 해도 인구가 1500만명이나 되고, 상형 문자를 사용하는 등 고도의 문명을 발달시켰다. 그러나 9세기 들어 갑자기 붕괴했으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호그 교수팀은 9세기 무렵의 마야 지역 지층을 조사한 결과 810, 860, 910년에 비가 거의 오지 않았을 정도로 엄청난 가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층에 들어 있는 티탄을 조사해 이를 알아냈다. 티탄은 비가 올 때 늘어나고, 가뭄이 들면 적어진다. 비가 많이 올 때와 가물 때의 흙 속 티탄은 30%나 차이가 난다.
호그 교수는 “가뭄이 든 시기는 마야 문명이 붕괴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며 “기후 변화가 마야 문명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웠다”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제레미 사블로프 고고학박물관장은 “마야 문명의 멸망에는 인구 급증, 환경 문제, 경제적 원인이 다양하게 섞여 있겠지만 최근 기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증거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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