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궁핍한 가정형편 때문에 궁궐에서 잡일을 했으며 고위 관리 정호음의 도움으로 학문을 배운 뒤 의과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의관(醫官)이 된 양예수는 많은 환자를 치료하며 명성을 날렸지만 양반들은 천민 출신인 그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양반들은 그에게 누명을 씌울 계책을 짜내던 중 요즘의 정신병과 비슷한 귀신들린 병이나 악성종기를 앓는 가족을 찾아 치료를 맡기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양예수에게는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모함을 받고 귀양을 가거나 심지어 죽을 수도 있는 위기였다.
양예수는 어느 날 고위 관리의 친척을 치료하라는 명을 받았다. 환자는 “한기가 들다가 열이 나고 피곤해서 눕고 싶은 생각만 나며 기운이 떨어지고 식은땀이 난다”고 했다. 진맥을 해보니 환자는 여러 날 굶은 사람으로 양반들이 시험하려고 꾸민 게 분명했다.
양예수는 고민하다가 “새로 나온 쌀로 지은 밥을 상추에 싸서 주먹 크기로 환(丸)을 만들어 생선 구이와 함께 하루 3번 10개씩만 먹으면 나을 것이오”라고 처방을 불러주었다. 결국 양반들은 크게 웃으면서 양예수의 의술을 칭찬했다고 한다.
요즘 무리한 다이어트로 잘 먹지 못해 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에게는 치료약보다는 입맛을 돋우는 상추에 면역력을 증대시키는 생선을 곁들이는 것이 최고의 처방이다.
김주영 우리한약재되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약촌부부한의원 원장 magic33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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