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KBS 노조위원장은 24일 오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전국언론노조 민주노동당 등과 함께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 이사장이 23일 전화를 걸어와 서동구씨의 임명제청 결정에 대해 ‘미안하다. 나도 참담한 심경이다. 이사장직 사퇴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 이사장은 22일 서씨의 임명제청을 의결한 이사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사회의 권한으로 서씨를 제청했으므로 노조는 투쟁을 통해 임명을 거부하도록 하거나, 전임 박권상 사장의 잔여 임기(5월22일)까지만 사장을 하도록 반대하면 되지 않느냐”고 밝힌 바 있다.
지 이사장은 24일 남북해외학자 학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했으며 29일 돌아오는 대로 사퇴 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BS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공동으로 서씨의 사장 임명제청을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야당과 기자협회 등에서도 이번 인선의 부당성을 강력 비난했다.
최열(崔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KBS 사장은 ‘정치적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며 개혁성이 있다는 이유로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사람이 KBS 사장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학림(申鶴林)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노태우 정권 당시 서기원 사장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냈던 일이 노무현 정권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기대했는데 결과는 ‘역시나’다”며 “노 대통령은 서씨의 사장 임명을 거부하고 새 이사진을 구성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희(崔敏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은 “민주적 절차와 원칙을 무시하고 밀실에서 인사 결정을 한 이사회는 회의자료를 공개하라”며 “시민 단체들이 법률에 의한 ‘정보 공개 청구’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이상기·李相起)도 24일 별도의 성명을 내고 “서씨가 방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었는지는 의문”이라며 “서씨는 용퇴해 후배들로부터 존경받는 선배로 남아달라”고 촉구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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