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는 찜질방이나 사우나 대신 홀로 특수 욕조에 앉아 명상과 각종 트리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인 ‘데이 스파(day spa)’.
국내에 전파된 운동과 미용 트렌드 가운데 최신 유행으로 꼽히는 ‘슬로 엑서사이즈’와 ‘데이 스파’ 전문점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이 두 가지를 결합한 공간이 새로운 피트니스 트렌드로 꼽힌다.
● 진화하는 ‘슬로 엑서사이즈’
최근까지 ‘슬로 엑서사이즈’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요가다. 2년여 전부터 불어닥친 요가 열기는 운동과 다이어트 등 신종 ‘몸 만들기’ 방법에 관심이 많은 일부 부유층 여성뿐만 아니라 일반 대학생에게까지 전파됐다. 최근 한양대가 국내 최초로 학생들의 개설 신청을 받아 강좌를 개설하는 ‘수강생 강좌 신청(Student Expectation Curriculum)’제도를 채택한 뒤 재학생들이 가장 많이 개설을 요구한 과목도 요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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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엑서사이즈’의 열풍은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필라테스(pilates)’로 확장되고 있다. 요가와 흡사하지만 동작이 보다 빠르고 힘찬 ‘필라테스’ 프로그램은 지난해 문을 연 경기 성남시 분당 신도시의 ‘발리토탈휘트니스센터’(031-705-8220)에서 시행되고 있다.
미국 뉴욕의 필라테스 센터에서 강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재미교포 원정희씨도 4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대형 필라테스 전용 스튜디오를 낼 예정이다.
최근에는 사람이 운동기구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운동기구가 사람을 움직이는 피트니스 센터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열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사가 있는 ‘헬스&슬림’(02-540-7677∼8)에는 상체 운동을 시켜주는 기구 6종, 복부 및 허리운동용 6종, 하체운동용 5종 등 총 17종류의, 몸을 맡기면 기계가 반복 운동을 하는 ‘오토 피트니스’ 기구들이 설치돼 있다.
‘과연 운동이 될까’하는 의심을 가지고 직접 대여섯 가지 기구를 사용해보니 특히 허벅지부터 발끝까지를 들어올려주는 ‘허벅지 올리기’ 등 일부 동작의 경우 운동을 시작한 뒤 몇분 만에 심박동이 빨라지고 숨쉬기가 힘겨워졌다.
‘헬스&슬림’의 이샤론 원장(38)은 “미국의 할리우드 스타들은 종아리와 허리는 가늘어지길 원하지만 팔뚝과 가슴, 허벅지에는 적당히 근육과 살이 붙어있기를 원한다. 미국에서 이 기구는 부위별로 ‘선택적 다이어트’를 원하는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특히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살을 빼고 싶은 중년 또는 노년기 여성들이나 건강을 위해 뛰고 달리는 것 자체도 ‘일’로 생각하는 ‘운동 기피자’들이 재미를 붙이기에 적합할 듯 했다.
● ‘데이 스파’ ‘슬로 엑서사이즈’의 융합
‘헬스&슬림’의 스파는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고급 스파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젠 스타일’을 모티브로 삼았다. 1인용 욕조에서 물 마사지와 아로마 마사지를 한 뒤 침대 대신 마루 바닥에 깐 천 위에서 전신 마사지를 받는 것이 기존의 국내 스파들과 다른 점. 바닥에서 마사지를 받으면 몸의 근육이 잘 이완된다는 설명이다.
‘헬스&슬림’은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4월), 울산(5월), 서울 목동과 여의도(8월)에도 문을 열 예정. 피트니스 회원권은 6개월 120만원, 1년 200만원이며 피트니스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얼굴 피부 관리 및 스파 프로그램은 1회 5만∼25만원.
인근에 세계적인 명상원들이 모여 있는 티베트 3000m 고원지대의 호수 이름을 딴 데이 스파 ‘코코노르’(02-540-5757)에서는 30분간 스파를 이용한 뒤 1시간 동안 요가 강습을 받을 수 있는 ‘젠 마인드’ 가 최근 제일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곳에는 하루 8시간 이상 머무르면서 얼굴 및 몸매 관리, 요가, 명상,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티베트에서의 하루’, 가벼운 아침식사를 들면서 얼굴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브렉퍼스트 인 파리’ 등의 스파 프로그램이 있다. 얼굴 관리는 1회 5만원, 스파 1회 이용권은 6만∼10만원. 스파나 얼굴마사지를 마친 뒤 2층 헤어숍에서 무료로 헝클어진 머리를 감겨주고 정리해주는 섬세한 마무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문을 연 ‘코코노르’는 1층 커피숍, 2층 헤어숍 및 네일케어센터, 3층 요가 수련 공간과 선탠룸, 4층 스파로 구성돼 있다. 요가 수련 공간에는 다리를 줄에 묶어 공중에 들어올려 뱃살을 긴장시키는 ‘슬링’ 등 몇 가지 운동기구도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호텔 피트니스센터도 ‘슬로 엑서사이즈’의 인기를 반영하는 추세다.
국내 최대 규모의 피트니스센터 및 아쿠아 스파센터를 갖춘 JW메리어트호텔 ‘마르퀴스 더말스파 & 피트니스클럽’(02-6282-6570)은 지난해 말부터 피트니스 회원과 객실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주 3회 요가 교실을 열고 있다.
제주도의 골프장 및 휴양시설인 나인브릿지(064-793-9977)도 7월 중순 1주일 일정으로 ‘요가와 스파 캠프’를 기획해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영혼의 다이어트’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요가 강좌 및 실습, 스파 체험, 스킨 케어 강좌 등으로 구성된다.
글=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사진=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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