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자유당 정권의 부정에 맞서 경남 마산시민들이 떨쳐 일어났던 3·15의거 때 희생된 김주열(金朱烈·당시 16세) 열사를 추모하는 가요가 43년 만에 발굴됐다.
3·15의거 기념사업회(회장 강주성·姜周成)는 27일 “60년 당시 김 열사를 추모한 ‘남원 땅에 잠들었네’라는 가요가 널리 불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소문 끝에 이 노래를 작곡한 한복남씨(본명 한영순·91년 작고)의 아들 정일(正一·63·서울 노원구)씨가 악보를 갖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노래는 차경철씨(67·부산 기장군 정관면)가 작사하고 ‘비 내리는 호남선’ ‘한 많은 대동강’의 가수 손인호가 불렀으며 한복남씨가 부산에서 운영한 도미도레코드사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도미도레코드사의 전속작사자였던 차씨는 60년 4월11일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 열사의 시신이 마산 앞 바다에 떠오르면서 전국으로 시위가 확산되자 가사를 만들었다. 이어 차씨의 제의를 받은 한복남씨가 작곡을 해 노래와 함께 레코드가 만들어졌다. 한씨는 ‘빈대떡 신사’와 ‘엽전 열닷냥’ 등을 작곡하고 직접 부른 가수.
작사자 차씨는 “이 노래는 당시 영호남은 물론 전국에서 널리 불렸고 특히 대학가 시위 때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노래는 이듬해 5·16군사쿠데타로 박정희(朴正熙) 정권이 들어서면서 ‘대학가 시위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됐다.
3·15의거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 노래의 음반 등을 찾아내 마산의 국립 3·15묘지에 보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산=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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