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청산에 살리라' 김연준 가곡 콘서트

  • 입력 2003년 3월 28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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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성악가 헤르만 프라이 내한 공연 후 만찬장에서 프라이에게 작곡집을 선사하는 김연준(왼쪽). -사진제공 한양대 음대
독일 성악가 헤르만 프라이 내한 공연 후 만찬장에서 프라이에게 작곡집을 선사하는 김연준(왼쪽). -사진제공 한양대 음대
1982년 독일의 세계적 바리톤 헤르만 프라이의 내한공연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쏟아지는 앙코르 요청에 그는 새 악보를 꺼내 들었다. 피아노 전주에 이어 흘러나오는 노래는 백남 김연준의 ‘청산에 살리라’였다.

오늘날에야 내한 연주가들이 한국가곡을 본 프로그램에도 자주 올리지만 당시만 해도 희귀한 ‘이벤트’였기에 청중은 놀라 숨을 죽였다. 노래를 이어 나가던 프라이의 눈에 눈물이 고여 조명에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많은 음악애호가들이 당시의 경험을 ‘평생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고 회고한다.

한국 예술가곡의 대표작 중 하나인 ‘청산에 살리라’의 작곡자인 김연준의 가곡만으로 꾸며지는 콘서트가 열린다. 4월 2일 오후 7시반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김연준 가곡-청산에 살리라’. 한양대 음악연구소 주최.

한양대 설립자로 잘 알려진 김연준은 1938년 서울공회당에서 한국 최초의 바리톤 독창회를 가진 주인공이자 41년 일본 빅터레코드에서 소프라노 김자경, 테너 현제명과 함께 음반을 녹음한 당대의 명가수이기도 했다.

1971년 김연준 가곡집 제1집 100곡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곡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그는 그 뒤 매회 100곡의 가곡을 발표하면서 70, 80년대 한국가곡의 중흥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콘서트에서 해설을 맡는 음악평론가 한상우는 “그의 작품에는 자연스러운 음악적 흐름과 영원한 정신세계를 갈망하는 짙은 색감의 서정성이 깃들어 있다”고 분석했다.

공연에는 소프라노 박정원 곽신형, 바리톤 고성현, 테너 이원준 등이 출연해 ‘청산에 살리라’ ‘비가’ ‘끝없는 사념’ 등 그의 대표작을 노래한다. 전석 초대. 02-751-9606∼1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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