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1세기엔 어떨까. 크리스챤아카데미 연구원인 김진 교수가 엮어낸 함 선생의 명상집 ‘너 자신을 혁명하라’(한울)를 읽어보면 오히려 시대를 앞서 간 함 선생의 혜안을 엿볼 수 있다.
‘하늘나라를 지키잔 것은 종이요, 하늘나라를 내 집으로 내 마음대로 쓰잔 것은 아들이다. 종놈들은 문간을 지켜라. 우리는 마음대로 뒤져 그 속을 알고 불편이 있으면 고치고 부족하면 더 지으면서 살리라.’(16쪽)
‘모든 잘못의 근본 원인은 너, 나를 갈라 생각하는 데 있다. 그놈이 그놈이라 하지 말고 이놈도 그놈도 나다 하게 돼야 한다.’(49쪽)
그의 글을 천천히 읽다보면 유불선은 물론 기독교 힌두교 등 모든 사상이 선생의 화두 안에서 융화돼 있다.
명상과 수행이 유행하고 너와 나를 가르는 분열이 극심한 지금 함 선생의 말은 폐부를 찌른다. 사회 혁명 이전에 자기 혁명과 자기 해방, 즉 참 나를 발견하고 새로운 문명의 도래를 원할수록 자신을 끊임없이 혁명해야 한다는 말씀, 자기혁명 없는 사회적 실천과 실천 없는 명상은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지 못한다는 말씀은 요즘 시대 변혁을 꿈꾸는 자들에게 쓴 보약이 될 것이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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