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개막되는 스위스 루체른 음악 페스티벌에서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가 ‘꿈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는 계획이 발표돼 음악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유럽 각지의 음악축제에서는 비(非)시즌을 맞은 유명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이 ‘헤쳐 모여’ 식으로 비상설 축제 오케스트라를 꾸며왔지만, 올해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각각 세계 정상의 오케스트라나 실내악단에서 ‘베스트’로 꼽히거나 솔로 활동만으로도 대가의 면모를 인정받고 있는 ‘특A’급으로 꾸며져 더욱 눈길을 끈다.
축제 조직위측이 밝힌 멤버는 바이올린에 베를린 필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마스터(악장)인 콜야 블라허와 라이너 쿠스마울, 플루트에 전 베를린 필 플루트 수석주자인 에마뉘엘 파후드, 클라리넷에 뮌헨 필 오케스트라의 자비네 마이어, 첼리스트 나탈리아 구트만 등이 포함돼 있다. 세계 정상의 현악 4중주단 중 하나인 하겐 4중주단 단원 중 2명도 참여할 예정. 영국 ‘이브닝 스타’지의 전속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아바도가 마치 벚나무에서 버찌를 따 모으듯 단원들을 모았다”고 평했다. 이번 축제악단에 참가하는 스타급 단원 중 베를린 필의 두 악장은 축제 교향악단에서도 악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어씨는 카라얀이 베를린 필 상임지휘자로 재직하던 시절 악단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영입을 시도함으로써 악단과 카라얀의 불화에 이어진 결별에 결정적 계기가 된 ‘스타 클라리네티스트’.
축제 교향악단이 베를린 필 전현직 단원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반면 현재의 ‘실제’ 베를린 필도 이 축제에 참가한다. ‘비상설’ 오케스트라의 월드 드림팀과 ‘상설’ 오케스트라의 드림팀이 치열한 기량 및 자존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베를린 필 현 음악감독인 사이먼 래틀은 “카라얀 시절 베를린 필의 소리는 뻣뻣했고 아바도 시절에는 힘이 빠져 있었다”고 평해 아바도씨를 발끈하게 만들기도 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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