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하나도 안 왔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르겠다” 미옥은 조그만 입을 벌리고 하품을 했다.
우철은 저고리 소매에서 돌멩이를 꺼내 딸에게 건넸다. 미옥은 돌멩이를 요리조리 돌려보더니, 시시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치, 그냥 돌 아이가.”
“그냥 돌?”
“이쁘지도 않고, 신기하지도 않고…아버지, 와 이런 돌 주워 왔는데?”
“…아버지도 잘 모르겠다.”
“다음에는 이쁜 걸로 주어다 도.”
“어어” 웃으려고 했지만, 좌우 볼을 누가 잡아당기는 것처럼 제대로 웃을 수가 없었다.
우근이 옥수수를 맷돌에 갈아 만든 수제비를 맛있게 먹으면서 흥분해서 얘기했다.
“오늘 학교에서 물 당번이라서, 우물에서 실습장까지 바께쓰 들고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는데, 보통 때는 ‘너희들 입에서 나는 마늘 냄새만 맡아도 속이 다 울렁거린다, 이 제대로 닦고 학교에 와라’카고, ‘벤또에 조선 김치 담아 가지고 오지 마라’카고, 무슨 말 할 때마다 따귀 때리는 미야케 선생이 우얀 일인지, 바께쓰를 한 개 들어 주면서, 말도 마라, 흥분해 갖고. ‘일본은 지난 20년, 세계 최고기록을 몇 번이나 냈지만 국제대회에서는 번번이 참패를 했다. 그럴 때마다 국제 경기계에서 일본의 마라톤 코스는 거리가 짧은 모양이라고 경멸을 당했는데, 엊그제, 드디어 오랜 세월 쌓인 원한을 풀었다. 숙원 24년! 피눈물의 사반세기! 마라톤 일본! 세계 첫 제패!’라고 라디오 방송하는 사람매치로 소리를 지르고, 좀 이상터라. 그라고 헤어질 때는 내 손을 꼭 잡으면서 ‘도쿄 오륜에는 네 형이 나설 차례다’라고 하는 기라.”
우근은 상추쌈에 고추장을 바르고 보리밥을 싸서 한 입 가득 우물거렸다.
“쌈을 쌀 때는, 손바닥에 그래 올려놓고 싸면 안 된다, 그라고 그렇게 크게 싸서 입이 닫히지도 않게 먹으면 못 쓴다” 희향이 주의를 주었다.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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