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키워요]“스케치북 넘어 생활속 미술로 만나요”

블록에 재미있는 얼굴을 그려 맞춘 ‘블록안의 얼굴들’ 앞에 꼬마 작가들이 섰다.사진제공 스페이스 앤 아트

지난달 말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미금역 부근 스페이스 앤 아트 아동미술학원.

바닥에 엎드려 붓과 물감으로 스케치북에 열심히 색칠하는 초등 저학년생이 있는가 하면 의자에 앉아 선생님이 연필로 스케치하는 도화지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유치원생이 있었다. 인디언 텐트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서 마지막 손질하는 초등 고학년생 두 명까지 학원생들은 제각각 다른 모습이었다.

장숙이 원장(40)은 “자유스러운 분위기지만 원생 18명이 나를 포함한 미술교사 3명의 도움을 받아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수업은 한 달에 한 가지 주제를 정해 △첫째주, 설명과 자료를 통한 학습 △둘째주, 실물크기 스케치와 채색 △셋째주, 입체물 제작 △넷째주, 입체물 채색과 작품 감상 등으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인디언 마을’로 주제를 정했다면 미국의 인디언 문명과 문양을 공부하고 실제로 인디언 텐트와 가면을 만든다.

장 원장은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 미술교육도 다양한 탐색과 창의적 표현을 강조하고 있지만 학교교실에서는 40명이 넘는 인원 때문에 실시하지 못하고 미술학원에서도 스케치북에 그리는 그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에게 생활 속에 있는 모든 것은 미술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포장지 과자봉지 의자 실내장식 다리 건축물 같은 모든 것이 미술과 연결되지요. 내 자신 미대(홍익대 공예과)를 다니면서도 생활에 활용할 미술품을 만들어보라고 하면 막막했던 경험을 아이들이 겪지 않도록 하려고요.”

최인혜양(초등 3년)은 ‘의자’ 프로젝트에서 ‘꿈의 궁전’에 있는 의자를 만들었다. 판과 다리 4개를 드릴로 박아 연결하고 의자 등받이를 궁전모양으로 꾸몄다. ‘꿈의 궁전에서 놀다 지치면/ 이 의자에서 쉬었다 가지’라는 최양의 말처럼 실제 앉을 수 있게 만들었으면서도 그림과 디자인으로 상상력을 맘껏 펼쳤다.

박수현양(초등 1년)은 “빨간 문양이 들어간 인디언 가면을 만들었는데 인디언이 내가 만든 것 같은 가면을 쓰고 사냥도 하고 파티도 했다니 너무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 학원 원생 65명은 9일부터 15일까지 분당 삼성플라자 갤러리에서 ‘공간에 그리는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그동안 만들었던 작품을 친구와 이웃들에게 선보이는 전시회를 연다. 031-719-8790

김진경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