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눈물처럼 툭… 푸른빛 아련히 '갤러리현대 신수희展'

  • 입력 2003년 4월 8일 17시 47분


‘대양을 건너서’중 일부, 194×391㎝.
‘대양을 건너서’중 일부, 194×391㎝.
서양화가 신수희(58)씨가 자신의 도록에 적은 ‘작은 생각들’은 지나온 삶을 한편의 시처럼 적은 것이다. 그림을 시작한 동기, 사랑했던 아버지의 죽음, 정을 나누며 살고 있는 주위 친구들 이야기를 간결한 문체로 적은 글은 담백하고 솔직해서 울림이 크다. 그는 화가의 시각적 감수성과 시인의 문자적 감수성을 함께 지녔다.

그는 스스로 “내적 충돌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감성과 지성, 비관과 낙관이 수없이 오가지만, 기본적으로 “삶은 슬픔”이라고 말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보내는 것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그의 삶과 그림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은 아버지(서예가 신집호).

아버지의 초서체 붓놀림을 보면서 추상화면을 떠올렸다는 신씨는 그것을 찢어서 캔버스 위에 붙이고 푸른 색 물을 들였다. 9∼23일 갤러리 현대 개인전에 나오는 푸른 색 중심의 회화에는 모두 이런 흔적들이 담겨있다. 전시 개막식(9일 오후 5시) 때 신씨는 프랑스 문화부가 예술·문화 분야에서 독창성을 발휘해 온 작가에게 수여하는 슈발리에 훈장을 받는다. 이 훈장을 받은 한국인은 화가 이성자·김창렬·이우환(1990년) 씨와 영화감독 임권택(1992년), 피아니스트 백건우(2000년) 씨 등이 있다. 02-734-6111∼3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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