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음악저작권협회 '不信' 위험수위

가수 서태지가 최근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상대로 낸 ‘음악저작권 신탁행위금지가처분신청’에서 법원의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음악저작권협회를 불신해온 작곡 작사가들이 잇따라 동조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법은 최근 “협회는 서태지씨의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징수해서는 안되고 공연 방송 등에서 음악 저작물을 관리해서는 안된다”고 판결했다.

가요계에서는 이승호 윤일상 윤상 등 작곡 작사가 6명이 지난해 10월 협회를 상대로 낸 같은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으며 서태지도 같은 판결을 받았다.

서태지 등이 법정 공방을 벌인 것은 음악저작권협회의 저작권 관리에 대한 불신 때문. 상당수의 작곡 작사가들은 협회의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결여 및 불투명한 운영, 디지털 환경에 못 미치는 적응에 대해 불만을 표출해왔다.

서태지도 2001년 7월 협회가 자기 노래를 허락없이 패러디한 이재수의 ‘컴배콤’ 앨범을 사후 승인해주자 탈퇴 신청을 냈다. 작사가 박창학씨도 소송을 준비중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국내 유일의 음악저작권 집중관리단체. 작곡 작사가들이 이를 탈퇴하면 스스로 저작권을 관리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작곡 작사가들은 “협회에서 탈퇴하려 해도 현실적 제약 때문에 여의치 않다”고 말해왔다.

이에 따라 분리신탁 등 음악저작권 신탁 관리 시스템의 변화나 징수 분배의 투명성 확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