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의 기관장이나 연구원들이 정부 정책 실무부서로 옮겨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여성개발원처럼 수많은 여성 인적 자원들이 진출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 때문에 여성개발원장은 ‘장관으로 가는 고속 엘리베이터’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초대 원장을 지낸 김영정(金榮禎)씨를 비롯해 김윤덕(金胤德), 권영자(權英子) 전 원장은 모두 정무 제2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여성정책의 입안 및 집행의 기초를 닦았다.
1993년 원장을 지낸 김정자(金貞子)씨와 85년부터 4년간 부원장을 지낸 정옥순(鄭玉淳)씨는 각각 정무 제2장관실 차관을 지냈다. 사업본부장 출신의 장성자(張誠子)씨는 여성부 여성정책실장을 역임했으며 서명선(徐明善) 여성부 대외협력국장과 강선혜(姜善惠) 국제협력담당관 등 여성부 핵심 인력도 모두 이곳 출신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장영아 사무관도 여성개발원이 ‘고향’이다. 최근 개방직인 노동부 고용평등국장에 응모해 임용된 양승주(梁承周) 전 경북여성정책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도 여성개발원 연구위원 출신.
95년 여성개발원 부원장을 지낸 노미혜(盧美惠)씨는 서울시 여성정책관을 지낸 뒤 한나라당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영세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여성교육부장, 윤영숙 여성능력개발센터 소장 등은 지방자치단체의 여성정책 개발을 위해 뛰고 있다.
정세화(鄭世華) 전 여성개발원장은 재단법인 ‘서울여성’의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8명이 서울여성플라자 및 서울시 여성발전센터에서 여성인력 개발사업을 맡고 있다.
장하진(張夏眞) 현 원장은 “여성개발원은 지난 20년간 여성 인력의 요람이었다”며 “이는 황무지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여성정책을 개발하는 데 여성개발원이 선도적 역할을 해온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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