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원작 인물의 이름도 새로 붙였다. 원작에서 쌍둥이 남매로 나오는 ‘세바스찬(남자)’과 ‘바이올라(여자)’는 각각 ‘세바스(여자)’와 ‘봐이크(남자)’가 된다. ‘올리비아’ 공주는 ‘올리’ 왕자로, ‘오시아노’ 공작은 ‘오시아’ 공주가 되는 식이다.
쌍둥이 남매 세바스와 봐이크는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서로의 생사를 모른 채 헤어진다.
일리리아 섬에서 구조된 남동생 봐이크는 누나 세바스의 옷으로 여장을 하고 섬의 영주 오시아의 시녀가 된다. 오시아는 맬라스의 귀족인 올리에게 봐이크를 보내 청혼을 하지만, 올리는 오히려 봐이크를 여자로 오인하고 그를 사랑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얽혀 나간다.
연출자 박재완(46·수원과학대 방송연예과 교수)은 “셰익스피어 극은 절대적으로 대중적이다”라며 “관객과 호흡하는 셰익스피어 연극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은 원작을 부담없는 웃음으로 풀었다. ‘남장 여자’라는 설정 자체만으로 웃음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셰익스피어의 ‘문학적 향기’와 ‘현대적인 볼거리’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연출자의 의욕은 간혹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처럼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후반부로 가면서 ‘극(劇)적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셰익스피어가 굳이 400년전 영국에만 머물러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번 무대는 적어도 한 가지 면에서는 원작에 충실하다. 관객을 유쾌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6월1일까지. 대학로 창조콘서트홀. 화∼금요일 7시30분. 토, 일요일 및 공휴일 4시, 7시30분. 10000원∼20000원. 02-764-4449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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