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관 이사장은 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연주사장에게 편지를 보낸 뜻은 이 나라와 정권의 앞날을 걱정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현재 무척 외로운 심정이지만 앞으로 당당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지이사장은 또 "동아일보가 내가 한 발언 중 개인적으로 숨기고 싶었던 것(청와대 로비 부문)까지 전부 다 써서 심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러나 언론사가 기사를 작성할 때 내 발언을 있는 그대로 기사를 쓸 수 밖에 없다는 사정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KBS이사회는 3일 오전 긴급간담회를 열고 "정연주 사장 선임과정에서 아무런 외압이 없었으며, 참석이사 9명 전원 합의로 제청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는 지명관(池明觀)이사장이 불참한 상황에서 10명의 이사가 참석했다.
KBS이사회는 또한 "KBS내부 인사문제(본부장급 임원)와 관련한 지명관 이사장의 발언은 개인적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BS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연주 사장은 언론노조와 시민단체의 다면적인 검증을 거친 인사"라며 "임명과정의 투명성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사장을 옹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4일 "KBS 사장 인선에 개입한 '보이지 않는 손'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본인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한나라당은 이해성(李海成)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이 KBS 이사회가 정연주(鄭淵珠) 사장을 임명 제청한 뒤 지명관(池明觀) 이사장에게 "좋은 사람 뽑아줘서 감사하다"고 전화를 걸어온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나라당측은 "누가 개입했길래 홍보수석이 감사전화까지 했겠느냐"고 물었다.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논평에서 "모든 사안을 참모들과 토론으로 결정한다는 노 대통령이 참모들의 이같은 비행을 모를 리 없다"며 "공영방송 사장 인선에 압력을 행사한 참모를 찾아내 약속대로 '패가망신'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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