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게 더 작게” 김대환 細書 작품전

  • 입력 2003년 5월 6일 18시 03분


‘극소(極小)의 우주’를 펜으로 표현한 세서(細書)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타악의 명인’ 김대환(70·사진)씨가 7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음각전(音覺展)’을 갖는다.

김대환씨는 열 손가락 사이에 여섯 개의 북채를 쥐고 한국 고유의 큰 북을 두드리는 연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타악연주뿐 아니라 ‘세서미각(細書微刻)의 달인’이기도 하다. 1990년에는 쌀알 한 톨에 반야심경 283자를 새겨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40세부터 세서에 몰두하기 시작한 그는 “미세한 소리마저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그것을 붙들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작게, 더 작게 글씨를 새기게 됐다”고 세서에 빠져든 동기를 설명한다. 이번 전시회의 제목인 ‘음각전’도 ‘어떤 작은 떨림(音)이라도 모두 알게(覺)되길 바라는 소망 자리(展)’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는 가로 2.4m, 세로 10m의 천에 볼펜으로 30여만자의 글씨를 쓴 작품을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으로 꼽았다. 20세기에는 볼펜이 기록한 흔적이 많은데, 그 위대함을 가볍게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짧은 시간이지만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 준 볼펜의 위력을 길이 남기고 싶었다”고 말한다.

텅스텐 핀과 볼펜, 사인펜, 붓 등으로 쌀알부터 커튼까지, 여태까지 그가 쓰고, 새겨온 글자들을 전시한다. 전시 기간 중 매일 오후 6시(8일은 오후 1시)에는 ‘김대환의 소리 공연’도 열린다. 02-736-1020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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