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학을 하다보니 많은 부모들로부터 아이의 상을 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럴 때 꼭 해주는 말이 있다. 신생아는 상을 보지 않는다고.
아이들은 얼굴이 자꾸 변한다. 한 달은 아빠를 닮았다가 그 뒤에는 엄마, 심지어 외할머니, 고모 등을 닮기도 한다. 변하는 얼굴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타고난 것이 아이의 운기에 미치는 영향은 30%가량밖에 안 된다. 말을 함으로써 덕이 돼야지 업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눈, 코, 입의 형태를 놓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아기의 얼굴에서 보는 부분이 있긴 하다. 가장 먼저 눈빛을 본다. 아이의 눈은 대부분 물기가 많고 눈동자가 크며 흰자위와 검은자위의 경계가 분명하다. 잠을 새근새근 자고 난 뒤 눈이 맑고 빛이 나면 아이가 똘똘하다고 본다. 병원에서 아픈 아이들의 눈을 본 적이 있는가. 생명의 불이 꺼져가는 아이들의 눈은 빛나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배가 얼마나 큰지를 본다. 배의 크기는 바로 무한한 가능성의 크기다. 배는 넓적하면서 두둑한 게 좋다. 사람의 몸은 오묘해서 중요한 부분은 대체로 뼈가 다 감싸고 있다. 뇌, 오장육부, 여성의 생식기를 생각해 보라. 엄마가 탯줄과 태교를 통해 편안하고 건강한 기운을 아이에게 넣어주면 아이의 간과 폐 등이 튼튼하게 커지면서 당연히 이를 감싸주는 갈비뼈도 커진다. 뼈가 커지는데 배가 작을 리가 없다. 따라서 배만 보면 장기가 튼튼한지 여부를 알 수 있다.
다만 이처럼 큰 배에 무엇을 넣어줄 것인가는 양육의 문제다. 주먹이 센 아이가 동네양아치로 자랄 수도 있고, 링 위에 올리면 세계 권투챔피언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배가 크면 소리도 우렁차기 때문에 아이의 소리가 큰 것이 좋다. 아이의 배가 작다면 좌절할 게 아니라 앞으로라도 좀 더 튼튼하도록 만들어주면 된다. 아이는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영양을 많이 주고 관리를 잘 해주면 오장육부가 커진다.
다음으로 보는 것은 아이의 살색이다. 젖살이 올라 토실해졌을 때 아이는 관절부분만이 아니라 온 몸의 살이 접힌다. 그 접힌 살의 안쪽을 들여다봤을 때 핑크빛으로 불그스름하면 기혈이 잘 통하고 건강하다고 본다.
이마와 머리의 모양도 중요하다. 아이의 머리는 크고 동그란 게 좋다. 이마 앞 뒷부분이 각각 동그란 머리를 가지면 공부를 잘 하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마가 시원하게 넓어야 좋다. 머리와 이마를 만드는 것은 부모다. 이마는 부모로부터 받은 복을 의미하는데 엄마가 태교를 잘 못하면 이마와 머리가 못 생겨질 가능성이 높다.
가끔 가마가 두 개인 아이들이 있다. 예전에는 결혼을 두 번 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창조적인 사람이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 싫증을 잘 낸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가마가 두 개인 아이에게는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분야를 빨리 찾아주면 좋다.
눈썹이 차분하고 짙게 잘생긴 아이들은 형제복이 있다. 엄마가 단산을 하려고 했다가도 나중에 아이를 하나 더 낳는 경우가 많다. 만일 외동이라면 대인관계가 좋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유달리 눈이 옆으로 긴 아이도 있다. 이해심이 많은 아이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엄마와도 친구처럼 지낸다. 아이의 코가 낮거나 눈이 작다고 실망해서는 안 된다. 뼈와 살이 자라기 때문에 얼굴은 얼마든지 변한다.
아이를 잘 보살핀다는 것은 아이에게 행운을 벌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이가 자라나면서 변화하는 인상을 잘 살펴가며, 키워줄 재능은 더욱 개발시켜주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게 해주는 ‘좋은 부모’가 되려면 인상학을 공부해 둘 필요가 있다 하겠다.
주선희 인상연구가 joo33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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