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과 황사 피해가 예년보다 적었던 올해는 봄철 화장품 리스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조 및 황사 방지 화장품을 찾는 이가 적었다. 대신 나날이 달아오르는 한낮의 기온 때문인 듯 피부 표면의 온도를 일시적으로 낮춰주고 모공을 조여 주는 쿨링(cooling)제품의 출시 열기가 뜨겁다. 수분 함유량이 많고 향과 질감이 가벼워 피부 체감온도를 한층 낮춰 주는 쿨링 화장품은 예년에 비해 유형도 다양해졌다.
● 아이스 타입
LVMH ‘겐조 키(氣)’ 센슈얼 라인의 ‘퍼퓸드 아이스 큐브즈 포 더 바디’는 냉동실에서 얼리는 정육면체 얼음과 똑같은 모양. 밀폐된 껍질을 벗겨내고 얼음을 꺼내 달아오른 얼굴, 몸 등에 문질러 사용하면 된다. 지난해 9월 유럽에 첫 출시될 때는 “여름밤, 커플이 함께 사용하라”는 홍보 문구가 인기를 끌었다. ‘겐조 키’의 ‘바이탈 아이스크림’은 아침에 사용하는 냉장 보관용 화장품. 모공을 조여 화장이 잘 스며들게 한다. 떠 먹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생겼지만 은은한 생강꽃향이 난다. ‘겐조 코스메틱’은 5월 중 서울 압구정동에 첫 매장을 열 예정. 코리아나 ‘초록색 엔시아 워터 아이스 마사지 크림’은 셔벗 타입으로 작은 얼음 알갱이 같은 촉촉한 질감의 크림 안에 들어 있는 타닌 성분이 모공을 조여 준다.
● 파우더 타입
에스티 로더는 아시아 여성들을 위해 기획한 올 여름 메이크업 컬렉션 ‘아이스 화이트’룩에 ‘쿨링 파우더’인 ‘쿨 루슨트 파우더 포 페이스’와 아이섀도 ‘쿨 루슨트 파우더 포 아이즈’를 한정 판매한다. 파우더 입자에 수분이 70% 이상 함유돼 있어 얼굴에 두드렸을 때 찬물을 바르는 듯한 청량감을 준다. 손으로 발라도 피부에 잘 밀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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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터 타입
물이 ‘함유된’ 제품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미네랄워터 자체를 가공한 워터 스프레이를 사용해보자. 햇볕에 지친 피부에 수시로 뿌릴 수 있다. 맥의 ‘픽스 플러스’는 얼굴이 뜨거워져 화장이 떴을 때나 건조한 비행기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얼굴에 뿌린 뒤 손가락으로 살살 두드리면 된다. 슈에무라의 ‘딥시 워터’도 머리카락, 얼굴, 몸 등에 뿌릴 수 있다. 특히 민트, 로즈마리, 무향 라인이 쿨링 효과를 내는 데 제격.
● 젤 타입
태평양 라네즈 쿨링 워터 젤은 블루베리, 라스베리 추출물이 자외선에 거칠어진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해 주는 제품. 에이치투오플러스의 ‘솔라 릴리프’는 햇빛에 노출된 피부의 열기를 진정시키는 ‘애프터 썬 케어 젤’. 항염 효과가 있는 알로에 베라 성분이 모공 수축과 쿨링 기능을 한다. 젤 타입 제품은 흡수가 빨라 특히 봄나들이나 장시간 외출 후 달아오른 피부에 바르면 빨리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다.
● 쿨링 향수
엘리자베스 아덴의 ‘아이스드 그린티 쿨링 센트 스프레이’는 멘솔, 페퍼민트 등의 성분이 파스를 발랐을 때처럼 청량한 느낌을 주는 향수. 에스티로더의 향수인 ‘플레저’ ‘인투이션’ ‘뷰티풀’의 여름용 향수도 2003년 여름 한정 상품으로 출시됐다. 서리가 낀 것처럼 뿌옇게 디자인된 용기를 냉장고에 넣어 보관한다. 막대형의 풀처럼 생긴 ‘겐조 키’의 ‘칠리 조이 스틱 포 센서티브 스팟’은 관자놀이 목덜미 손목 등 혈점(血點)에 발라 열을 식히는 향수 겸 크림.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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