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프린스 주한 EU대사 "'유럽의 날' 음악회 초대합니다"

  • 입력 2003년 5월 8일 18시 08분


“올해는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외교관계를 맺은 지 4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자 옛 공산블록 국가 8개국을 포함한 10개 나라가 EU의 새 가족이 되는 기쁜 해입니다. 이 기쁨을 한국인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행사를 계획했습니다.”

‘유럽의 날’인 9일 ‘유럽의 날 기념 열린음악회’를 개최하는 주한 EU 대표부 도리언 프린스 대사(49·사진)의 말. 음악회는 낮 1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분수광장, 오후 8시 명동성당 등 두 차례 열린다. 야외공간에서 열리는 낮 공연뿐 아니라 저녁공연도 초대권을 받으면 누구나 입장할 수 있는, 말 그대로의 ‘열린 음악회’다.

특히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저녁공연에서는 프린스 대사 자신이 피아노와 오르간을 맡아 눈길을 끈다. 그는 지구(Gigout)의 ‘토카타’와 베토벤 교향곡 9번 발췌 편곡판을 오르간으로 연주하고, 소프라노 마거릿 리삭이 노래하는 풀랑크의 ‘생명의 양식’ 등 3곡을 피아노로 반주한다.

“열네 살 때 음악영재로 고국인 영국에서 피아노 코치 디플롬을 받았죠. 다양한 삶을 살기 위해 17세 때 옥스퍼드대에 입학, 어학과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누를 수 없었어요. 프랑스 파리 국립음대에 입학해 오르간과 피아노를 다시 공부했죠. 고민 끝에 결국 2년 뒤 옥스퍼드로 돌아갔습니다.”

대학 졸업 후 개인기업에 취직한 그는 통상문제에 대한 지식을 인정받아 1981년 EU에 채용됐다.

협상전문가로 인정을 받은 그는 한편으로 벨기에 브뤼셀의 사블롱 교회와 성공회 성당 등 두 교회에서 매년 5, 6회의 오르간 독주회를 가지며 당당한 ‘연주가’로, 두 갈래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왔다.

지난해 9월 주한 EU 대사로 취임한 그는 EU 대표부의 역할에 대해 “통상문제를 조율하는 것 외에 주재국에 EU의 문화를 소개하고 과학 연구교류 증대에도 노력하는 등 여러 임무를 띠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주 북한 EU 대사도 겸임하고 있다. 그는 EU가 철강 및 석탄의 공동개발 및 이용이라는 실용적 목적을 위해 탄생돼 점진적으로 협력을 펼쳐나간 끝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소개하며 “남북한 관계는 가장 실용적이면서 상호이득이 되는 분야부터 서둘지 말고 협력을 구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럽의 날 기념 열린음악회’에는 피아니스트 프란체스코 조르제티, 바이올리니스트 알레스 울리히 등이 출연해 헨델에서 풀랑크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와 국가의 ‘유럽음악’을 연주한다. 02-778-6295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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